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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림 Nov 23. 2023

단짠의 정석 시오빵


한동안 유행하다 다시 돌아온 아이템인 소금 빵은 이제는 주위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나 단짠의 자극을 좋아하게 만드는지 담백한 빵에 버터를 넣고 말아 펄 솔트를 뿌려 굽는다. 시오는 '소금'이라는 뜻의 일어로 어촌에서 멀리 고기잡이 가는 어부들을 위해 만든 게 유명해졌다 한다.

밀가루로 만든 시오 빵은 굽다 보면 안쪽의 버터가 흘러나와 바닥이 튀겨지듯 익혀지는 게 특징이다. 속의 버터가 오븐에서 녹으며 촉촉하고 버터 풍미 가득한 고소함을 만들어 몇 개씩 먹어도 금방 사라지는 맛이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쌀가루로 시오 빵을 만들었다. 요즘 쌀빵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보다 품질도 많이 좋아졌고 묵직하나 쌀이 가지고 있는 특징 그대로 하루 이틀 지나도 질감이 괜찮다.

밀가루는 먹기 부드럽고 혀에 감기는 맛이 좋은데 반해 쌀은 반죽 자체가 쫄깃함이 있고 찰져 반죽을 만질 때 손에 묻지 않는다. 아무래도 작업성이 좋다 보니 처음 빵을 접하는 분들이라도 별 어려움이 없다. 쌀은 밀가루보다 굳으면 더 딱딱한 질감이 있으나 반죽의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부드러운 빵의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쫄깃함과 부드러운 버터의 고소함에 달고 짠 입맛 당기는 소금 빵은 말 그대로 소금이 뿌려져 있지만 먹다 보면 소금을 털고 먹게 된다.

플레인으로 만든 소금 빵과 오징어 먹물을 넣은 검은색의 소금 빵 두 가지를 만들었다. 역시 버터를 넣고 돌돌 말아서 만드는 빵은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샌드위치를 해도 심플하게 로메인, 토마토, 햄, 치즈 등을 넣고 간단하게 만들면 그 맛이 배가된다. 소스는 허니 머스터드나 씨겨자와 마요네즈를 섞어 바르면 된다. 뭐든지 간단하고 복잡하지 않은 게 입에도 좋다.  

베이커의 가장 좋은 점은 오븐에서 나오자마자 갓 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김 나간 뒤 제품을 평가할 때 잘라서 맛을 보았다. 모양이며 맛, 빵 속의 구멍까지 왜 생겼는지 알려주고 좀 더 통통하게 만들려면 어떤 걸 유의해야 하는지 짚어준다. 시오 빵의 특징대로 가운데 구멍이 뚫리고  버터에 튀긴 고소한 바닥이 나왔는지 판단해야 한다.


기분 좋게 점심시간이 다가와 빵을 한 개 물고서 헤어졌다. 이른 시간부터 나와 수업을 듣느라 힘들었을 그녀들이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간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버터 향내 풍기며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고 부디 행복했기를, 그리고 두 손 가득 기쁨을 담아 갔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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