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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안 정상은 변호사 Dec 29. 2021

하우스푸어 부부의 이혼법

영끌해 집을 산 부부가 이혼하기까지

 최근 몇년 동안은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라서, 이제는 부동산이 전국민의 이슈가 되었다. 근로소득을 모아서 집을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그러다보니 돈을 모아서 집을 사기보다는 무리해서라도 당장 집을 사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그렇게 집을 사는 사람들도 많다.


천안변호사 번영법률사무소에서 이혼소송을 다수 상담하고 진행하다보니 최근 몇년간 예전보다 많이 보게되는 이혼의 모습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하우스푸어 부부의 이혼이다.



 오늘은 무리하여 집을 사고, 다른 재산이 없는 하우스푸어 부부간의 불화의 시작부터, 이들 부부가 이혼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하우스푸어 부부 이혼의 시작은 아파트 구입에서 부터 시작된다.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더 기다리가다가는 평생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감에 모아놓은 전재산과 받을 수 있는 모든 대출, 양가 부모님의 지원까지 받아서 서울, 수도권 신도시, 불당신도시, 세종시까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의 아파트를 산다.



 아파트를 사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아파트를 사려고 계획할 때는 아파트 가격만 생각했는데, 막상 구입하면서 보니 등기비용은 물론이고, 취득세, 인테리어나 하자보수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야금야금 들어가서 예산을 한참 초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출과 차용, 들어간 비용이 대수랴, 아파트 가격은 몇 달 사이에도 계속하여 오르고, 역시 무리해서라도 아파트를 사기 잘했다며 만족한다.



 그런데 이렇게 영혼까지 끌어당겨서 구입한 아파트가 이들 부부에게 몇 가지 문제를 가져오기 시작한다.




첫째, 부부가 '쓸' 돈이 없다.



 이것이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자 핵심이다.



 하우스 푸어 부부는 대출금의 이자를 납입하는데 상당한 금액을 지출한다. 세무조사 때문에 부모나 지인에게 빌린 돈에도 꼭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보유세나 종부세 등 추가 세금도 부담하여야 한다.



 이 금액이 부부가 벌어들인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파트를 산 이후 아이가 태어나거나, 코로나로 인해 수입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예상치 못한 목돈이 지출되는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했다면 정말 설상가상, 사채까지 끌어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매일 열심히 일하고, 아파트 가격은 몇천만원, 억단위가 올라가고 있는데도, 정작 생활비가 부족해서 고생하게 된다.



 외식도 자제하고, 취생활은 당연히 꿈도 못 꾼다. 집에서 맥주 한잔 마시는 일, 집에서 입을 티셔츠 하나 사는 일에도 고민하고, 아이들 학원비 걱정에 잠 못이루는 날도 많다.



 심지어는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언제 켜고 껐느냐 문제로 죽네사네 심하게 싸운 부부도 있다.



둘째, 시간과 체력이 없다.



 이들 부부가 집을 살 때는 살(Living)기 좋은 곳보다는 살(Buying)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지금 살기 좋은 곳은 너무 비싸니, 앞으로 살기 좋아질 곳을 찾는다. 꼭 아파트 가격이 올라야만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살기 좋은 곳보다는 집 값이 오를 곳에 집을 사다보니 적어도 한 사람의 직장과 집의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다. 9시에 출근하기 위해서 6시에 집을 나서야 하고, 6시에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9시가 넘는 부부도 있었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과 길에서 보내다보니 집에 도착하면 피곤에 쩔게 된다.



 항상 피곤하니, 서로나 가족에게 다정하기도 힘들고, 가사 분담이나 육아분담도 소극적이게 된다. 피곤하다 보니 서로에게 짜증도 많이 부리고, 짜증이 또 싸움으로 번진다.



 셋째, 양가 부모님에 대한 문제로 서운함이 쌓인다.



 집값이 워낙 올라 있다보니, 하우스 푸어 부부가 대출과 모아둔 돈 만으로 집을 사는 것도 쉽지 않아, 양가 부모님으로부터 돈을 지원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양가 부모의 사정이 어떻게 똑같고, 양가 부모가 지원해주는 금액이 똑같을 수가 있을까. 양가 부모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부부는 양가 부모님께 이자 명목으로 돈을 보내게 되는데, 적게 보내는 쪽은 우리 부모님께 보내드리는 돈이 너무 적다며 서운해한다. 그렇다고 같은 돈을 보내드리자니, 이번엔 많이 지원해준 쪽에서 손해본다고 생각한다. 자꾸 양가 부모님의 지원금과 용돈에 계산이 섞여 들어가다보니, 노골적으로 서운함을 표현하시거나, 심지어 돈을 돌려달라는 부모도 나온다.



 물론 적게 지원해준 부모에게도 넉넉한 용돈을 드리고, 많이 지원해준 부모에게는 더 넉넉한 용돈을 드리면 나름 가정의 평화를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잇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다 시피 이들 부부는 쓸 돈이 충분치 않다.



넷째, 친구가 없다.



 자꾸 이런저런 문제가 쌓여 스트레스를 받는 부부, 누군가에게 터놓고 이야기하며 공감받고 위로를 받고 싶다. 하지만 친구와 지인들을 만나면 온통 이들 부부 집값이 오른 이야기 뿐이다. 영끌하여 산 집값이 오른 부부의 다른 고민들은 배부른 소리나 엄살 취급하는 바람에, 위로 받기도 쉽지 않다.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을 만나기도 어려워졌지만, 친구들을 만나면 집값이 연봉보다 더 올랐으니 밥과 술을 사라고 부추기는데, 거절할 말도 마땅치 않다. 하지만 아무리 집값이 올랐어도 이들 부부가 쓸 수 있는 용돈은 한정적이라 친구들에게 사는 밥값, 술값은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학부모 커뮤니티나 동네에서 친구를 사귄 경우는 만날 친구가 없어진 경우보다 낫다. 하지만 같은 동네친구들이라고 하여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을 산 이들 부부와 달리, 이미 가지고 있던 집이 올라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진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현재 부부의 경제상황과 고민들을 함께 나누기 쉽지 않다.



객관적인 스펙만을 살펴보면 이들 부부의 상황은 남들보다 훨씬 좋다. 남들 평생 한채 사기 힘들어진 신도시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가격도 많이 올라 투자에 성공했다. 직업도 나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수입 자체는 적지 않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 결혼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될만한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하루하루가 우울하고, 힘들고, 자꾸 배우자와 싸우게 되는걸까?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결국 이들 부부는 내심 그 이유를 배우자에게 돌린다. 내 불행의 원인을 객관적인 스펙에서 찾기 어려우니,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이 결혼 때문이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떠오르는 것이다.



 물론, 나의 불행이 모두 배우자의 탓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누구나 이혼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부부 중 누구라도 호기심에 이혼에 관심을 가지는 순간, 이혼을 결심하기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 이혼을 검색하니 이혼전문 변호사 광고가 말 그대로 쏟아진다. 여러 게시판에 성공적인 이혼을 하고, 행복해진 후기가 쏟아진다. 인터넷에 고민이에요 라고 올려봤더니 요즘 이혼은 흠도 아니라며 꼭 이혼하라고 응원을 받는다.



 한번 변호사에게 상담이라도 받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하니, '이혼전문변호사 무료상담'이라는 광고가 쏟아진다. 무료상담이니 한번 이야기나 들어보자는 생각에 가장 홈페이지를 멋지게 꾸며놓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으니, 으리으리한 인테리어의 사무실에서 상담실장이라는 사람이 반갑게 맞아준다.



 상담실장은 하소연을 들어주며, 얼마나 힘드셨겠냐며, 이혼만 하면 불행이 모두 사라지고 행복한 나날만 지속될 것이다, 부끄럽지만 자신도 몇 년전에 이혼을 했는데 세상이 장미빛으로 변했다며 이혼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어준다. 어디 아파트 사시냐며, 이혼을 하면 재산을 최소 절반은 가져올 수 있는데, 아파트 가격이 얼마이니 이혼만 하면 수억원을 받아 새출발 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남는 것이라며 부추긴다. 상대방이 먼저 이혼소송을 시작하면 불리해서 돈을 가져오기는 커녕 위자료까지 물어줘야 할 수 있다고 반협박 하기도 한다.



 무료상담이니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해서 방문한 이혼전문 변호사 사무실, 친절이 넘치다 못해 사랑스러운 상담실장의 희망과 반협박에 넘어간 이들은 변호사 한 번 만나보지 못하고 이혼소송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떠밀리듯이 이혼소송을 시작하게 된다.



 그래도 이혼은 큰 일이니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집으로 그냥 돌아온 이들도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부부싸움을 하고, 그때 소송을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상담실장이 어떻게 알고 연락이 오는지..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돌아가시고 나서 걱정이되고 자꾸 마음이 쓰여서 연락드려봤어요.' 하고 안부를 묻는 연락이 온다.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건 이 사람 뿐이구나 하는 생각에 결국 이혼소송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상대방은 예상치 못했던 이혼 소장에 당황스러움과 분노, 배신감에 시달리며, 한참을 방황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다가, 경험자들의 추천을 받아 천안 번영법률사무소까지 찾아와서 정상은 변호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혼 소장을 받고 의뢰인이 상담을 오게 되면, 정상은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가장 먼저 본인도 이혼을 하고 싶은지 확인한다.



 의뢰인이 이혼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면, 사건은 간단하게 풀어진다.



 우리 민법은 재판을 통해서 이혼할 수 있는 사유를 정해 놓았다. 그리고 부부간의 사이가 나쁜 것일 뿐, 의뢰인은 큰 잘못을 한 적이 없다. 상대방이 낸 소장은 서운하였던 점을 억지로 과장하여 써 놓은 후,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고 기재하여 놓은 것에 불과하다. 의뢰인이 이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이 정도는 부부간의 불화에 불과할 뿐,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다보면 그대로 이혼 청구는 기각되고, 이혼소송은 없던 일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뢰인은 이혼을 하겠다고 선택한다. 상대방이 결혼 때문에 내 인생이 불행한것이라고 느낀다는데, 의뢰인이라고 달리 생각하겠는가? 상대방이 서운하였던 일을 과장하여 의뢰인을 천하에 둘도 없는 나쁜 놈인양 억지로 써낸 소장을 받고 나면, 의뢰인 역시 배신감과 서운함에 결혼 생활을 더 이상 유지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혼을 하기로 결정하면 정해야 하는 일이 세가지가 있다. 위자료/양육권/재산분할이다.



 위자료와 양육권을 정하는 일은 변호사 입장에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이혼소송은 누군가가 큰 잘못을 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부부간의 불화라는 것이 한 쪽의 잘못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상대방 변호사 사무실의 상담실장은 상대방에게 두둑한 위자료와 양육비를 챙길 수 있다고 약속하였겠지만, 실제로는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판단하게 되고, 위자료는 없이, 양육비는 소득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가장 큰 난관은 재산분할이다.



 상대방은 이혼소송을 상담받을 때 아파트값이 십수억이니 그 절반은 받을 수 있다고 상담받아, 희망에 부풀어서 소송에 동의했다. 그런데 막상 소송을 시작하고나니 아파트값에서 채무를 빼야한단다. 영끌한 아파트에 채무를 빼고나니 남는 것은 오른 아파트값 몇억으로 확 줄어든다. 시작부터 김이 빠지고 손해를 보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양쪽의 합의에 이르기도 쉽지가 않다.



 가끔은 채무를 빼야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상대방이 당황하여 제대로 대응을 못하기를 바라면서, 아파트 가격만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제출하고 채무는 없는척, 모르는척 잡아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의뢰인이 번영법률사무소를 찾아온 이상 이런 깜찍한 시도는 모두 무위로 돌아가고, 결국 아파트값에서 채무를 뺀 금액만이 재산분할 대상 금액이 된다.



 재산분할 대상 금액이 정해지면,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하는 것도 그렇게 까지 어려운 과정은 아니다. 하지만 간과하기 쉬우면서도 골치가 아파지는 것은 재산분할의 방법이다.



 이혼소송에서 부동산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경우, 한 쪽이 그 부동산을 가져가고, 부동산을 가져간 쪽에서 상대방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반적인 이혼사건과 동일하게 재산분할 방법을 처리해버리면 하우스푸어 부부는 집을 가져간 쪽, 현금을 지급받는 쪽 모두 골치아픈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먼저, 집을 가져간 쪽은 상대방에게 줄 현금이 없다. 이미 대출은 한도까지 받았고, 부모님들에게 돈을 빌리기까지 해서, 더 이상 돈 나올 구멍이 없다. 아파트를 현금화 하면 되지 않냐 하겠지만, 세금이 부담이다. 어렵게 어렵게 산 아파트라 기다리면 가격이 더 올를 것 같아, 팔려는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다.



 반면 현금을 받기로 한 쪽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아파트 값에서 빌린 돈을 빼고 반으로 나누기로 하였는데, 이 돈으로 다른 집을 사기는 커녕 전세 보증금 마련도 어렵다. 집값이 잔뜩 올라버린 동네이다 보니 같은 동네에 집을 얻기는 규모를 한참 줄여도 불가능에 가깝고, 결국 살던 곳에서 멀리 멀리 떨어진 빌라나 오피스텔 정도로 가자니 아파트 하나 가지자고 고생했던 시간, 아파트 값이 올랐다고 좋아하던 시절이 떠올라 눈물이 날 지경이다. 상대방이 가져간 아파트 값은 계속 오를 것 같은데, 이제와서 다시 전월세를 살면, 다시는 집을 못 살것 같아 억울하다. 물론 이것마저, 상대방이 현금을 마련해서 줄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혼을 하고났더니 현금이 없어서 돈을 못 주고 있다고 하면, 뻔히 아는 사정에 또 소송을 하기도 부담스럽다.



그런데 세심하게 신경을 쓸 수 없는 사정의 변호사들은 이렇게 일반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분할함으로써 이들 부부에게 닥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설명은 쿨하게 생략한채, 법적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의뢰인에게 아파트를 가져올 것인지, 줄 것인지 선택을 강요한다.



 하지만 천안변호사 번영법률사무소는 의뢰인과 상대방에게 모든 설명을 다 해준다. 선택을 강요하는 대신 함께 재산분할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고민한다. 이쯤되면 상대방도 협조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양보하며 방법을 찾는다. 하우스푸어의 현재 객관적인 상황과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은 하우스푸어 부부인 이 부부가 가장 잘 안다.



 의뢰인과 상대방 천안변호사 번영법률사무소가 머리를 싸매기 시작하면, 일반적인 재산분할 방법 대신 갖가지 창의적인 재산분할 방법이 나온다. 이를 정리하여 법적으로 문제 없게 만드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다. 이때 모두가 가장 크게 염두에 두는 점은, 당장 집을 손해보며 팔지 않는 것이다. 집을 팔지 않기 위해서는 당장 현금이 오가는 양을 줄여야 한다.



가장 자주 합의된 방법은, 일단 이혼은 하되 집은 N년 안에 팔아서 그때의 시세대로 현금으로 서로 나눠가지기로 하는 것이다. 주로 아이를 키우는 쪽이 나중에 현금을 받기로 하는 대신 집에서 N년간 살고, 아이를 키우지 않는 쪽이 빌라 보증금 정도만 가지고 나가되, 양육비는 나중에 집 팔 때부터 주기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어쨌든 양쪽 다 집을 팔때까지 현금을 주지 않아도 되니 현금마련으로 어려울 일도 없고, 어쨌든 당분간 당장의 주거가 해결되고, 나중에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으니 양쪽 다 만족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양쪽이 합의를 마치고 나면, 이들 하우스푸어 부부의 이혼이 끝나게 된다.



 하지만 이 부부는 아파트가 팔릴때까지 이 아파트를 사이에 두고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 함께 기뻐하고, 오르지 않을때는 함께 걱정하는 강제경제공동체 같은 관계가 된다.



 무리하게 산 아파트가 부부간에 불화를 가져오고 결국 부부를 이혼에 이르게 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두 사람의 부부관계를 억지로나마 유지시켜주는 가느다란 흔적으로 남는 것이다.



 —번영만사, 하우스푸어부부가 이혼하기 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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