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로는 만들지 말아 줘.
“죄송합니다, 콜 들어온 차량이에요.
지금 손님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소의 예약이나 음식을 전화로 주문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예약 시스템이 어색한 옛날 사람이라 그런가? 택시를 예약해 부른다는 간단한 프로세스조차 내게는 어색했다. 택시는 밖에 나가서 잡는 게 아니었나? 따뜻한 카페 안에서 콜비를 감수하고 콜택시를 부르는 게 현명할지 몰랐다. 이미 밖이다. 그런 생각은 스스로 비참하게 한다. 하지만 불금, 새벽 1시, 강남역 사거리에서 콜비를 감수한들, 콜택시를 부르는 일은 밖에서 택시를 잡는 것만큼 힘든 경쟁이었다. 결국, 밖에서 2시간을 한파와 싸우다 지친 몸을 이끌고 찜질방에서 하루를 보냈다. 수많은 선택 실패의 결괏값인 차가운 몸을 이끌고 미안한 마음을 담아 정갈하게 샤워 후 내부 벽을 황토로 바른 황토방 안에 들어가 몸을 녹였다. 따뜻했다. 불현듯, 가온머리의 판단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이 모든 상황을 견디기 힘들었다. 내가 분하거나 말거나 노곤한 몸은 황토방 안에서 운동능력을 서서히 잃어갔다. 잠이 솔솔 온다. 그때 결심했다.
자동차를 사야겠다.
웹사이트에 올려진 다양한 중고차 사진을 보면서 내리쬐는 햇볕에 반사되어 에메랄드 자수정을 한 그득 담은 바다를 한 폭의 그림으로 품은 7번 국도에서 사랑스러운 애마에 몸을 실어 함께 달리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 어차피 원하는 차를 구매하기에는 자금의 한계가 있어서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1533년-1592년)가 그러더라. 인간은 바람과 소리로 채우기 힘든 속 빈 허공이기에 내부적으로 불완전하여 무력하고 궁핍하다고. 그렇기에 끊임없는 올바른 방향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그래, 굶주린 사람이 음식이 아닌 의복을 찾는다면, 이는 어리석은 짓이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중고차 사진은 탐욕의 정도(程度)를 일깨우게 하는 타고난 조롱꾼 일지도 모른다.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는데도, 얼마 안 되는 자금으로 최대한 나의 품위를 유지할 중고차가 필요했다. 그렇게 웹서핑만 일주일째다. 어딘가에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보석처럼 빛나는 중고차가 숨어있을지 모른다는 착각에 많은 중고차 사이트를 기웃거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보석처럼 빛나는 가성비 높은 중고차가 있을 리 만무하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처럼 값싸게 산 물건은 품질이 좋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제품을 손쉽게 구매하려고 유통경로의 범위를 확장해 경로를 차별화하지 못했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웹서핑만 일주일째다. 어딘가에 분명히 숨어있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답을 정하고 맞을 때까지 관련한 증거를 찾으려 몰두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그래서 찾았다. 나의 품위를 향상하게 할 운명의 자동차를.
“안녕하세요, 웹사이트에 올린
중고차를 보고 연락했어요.
정말로 이처럼 좋은 차가
이토록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게
사실인가요?”
“네, 그럼요, 다행히 말씀한 매물이
딱 하나 남아 있네요.
워낙 싸게 나온 차량이라 금방 팔려요.”
to be continued...
투덜투덜 다락방 연구소(투다연)는
두 남자(난조쌤과 김 과장)가 만들어 가는 전략경영 이야기입니다.
투덜투덜 다락방 연구소(투다연)에서는 전략경영의 SM process와 비즈니스 영어를 접목해
다양한 관점으로 실무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각색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너무 쉽지도 않은 깊이로 진행하는
투덜투덜 다락방 연구소
MZ 세대인 김 과장과 X 세대인 난조쌤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