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잎새
박래여
바람에 반짝이는 저 가을 잎새
겨울 채비하는 농부의 마음 같아
시린 속내 시간의 갈피에 감추자
주르륵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
살포시 다가와 닦아주고 가는 잎새
어머니의 손처럼 따뜻하더라.
가을도 깊어 겨울입니다. 한 해 마무리하는 달이군요. 김장 끝내니 한 해 할 일 모두 마무리 한 것 같아 홀가분합니다. 산골바람은 차갑기만 한데. 골짜기 옆은 1차 실패한 사방댐 공사를 다시 한다고 온종일 굴착기 소리 들립니다. 어이없는 것은 2차 사방댐 공사 역시 날림입니다. 지난 번 막혀버린 작은 댐을 넓힌다고 땅바닥의 단단한 청석을 깨어 내고 웅덩이를 깊게 팝니다. 우리 집 뒤란으로 파들어 오던 곳은 옹벽을 쌓지 않고 웅덩이에서 깨 낸 돌로 채웠습니다. 내년 폭우가 내리면 벌물은 순식간에 그 돌들을 허물어 사방댐을 채우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공사 현장 사람들도 알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행하지 않음은 공사비가 많이 든다는 것이 이유라네요. 땜질이나 제대로 해 주면 3차 사방댐 공사 안 해도 될 텐데.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공사현장이 어디 우리 집 골짜기뿐이겠습니까.
오랜 세월 함께 동고동락하던 거목이었던 상수리나무도 사방댐 공사로 죽었습니다. 죽은 나무가 강풍으로 쓰러지면 우리 집 지붕을 덮칠 것 같다고 관공서에 말했더니 우리가 집을 비운 사이 공사현장에 투입된 사람들이 그 나무를 베어버렸습니다. 상수리나무의 중간쯤만 잘라 울타리를 칠 생각을 했는데. 휑하니 뚫려버린 자리가 을씨년스럽습니다. 우리 집 뒤란의 울타리였던 나무였지요. 왜 가만가만 사는 우리를 괴롭힐까요. 자연은 인간이 손만 대면 공존보다 파괴가 우선이란 것을 모르는 소치일까요. 3차 사방댐 공사하지 않았으면 싶은 것도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는 현대에서 요행을 바라는 일이겠지요. 답답합니다.
시를 올리려다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네요.
힘없는 촌부의 답답한 심경 토론장이 되었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