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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선생 Sep 08. 2024

1km를 4분대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34

어떻게 된 일일까?

저녁식사를 마친 이후에, 컴컴한 공원길을 달리는 것은, 나에게는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다. 물론, 더위도 한 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머리칼을 달래주는 이 시각이 아예 나쁜 조건만은 아니었다.


약 2km의 진입로를 달려 호수공원에 들어왔을 때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름없이 1km당 6분대를 찍으며 달렸다. 더운 날씨에 적응하며 달리느라, 그동안 굳이 속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고 4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야 한다는 생각에 자체적으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달렸던 것 같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한 걸음씩 달려가며 서서히 몸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선선해지는 날씨 탓에 공원 순환길에는 달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 속에서 나의 페이스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운동화 디디는 박자가 조금씩 빨라지고 경쾌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km당 속도는 5분 후반대에서 머물고 있었다.


그렇게 달리면서 한 두 무리의 크루를 만났고, 그들을 지나갔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페이스가 많이 올라온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호흡도 큰 무리가 없었고 두 다리는 무리 없이 반복 운동을 거듭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손목에 찬 와치에서 8km 통과 알람이 울렸다.


구간 8, km당 속도 4분 28초


순간, 나는 귀를 의심하며 와치를 살펴보느라 순간 속도를 떨어뜨려야 했다. 4분대라니, 그것도 28초..


이전까지 7km는 나에게 첫 번째 고비였다. 호흡이 차오르고, 다리가 무거워지는 1차 고비. 하지만, 오늘 나는 아무런 고통도 없이 8km를 넘었다. 내가 기록한 최고의 속도로..


3일 후에 달리면서 또 한 번 4분대의 기록을 찍었다. 하지만, 곧 후회했다. 이렇게는 42.195km를 달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 몸상태가 계속 이런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 또한 서지 않았다.


다시금 생각했다. 나는 왜 달리기로 했지?

다른 사람을 이기기 위해 달리려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달리면서 행복해지고 싶었다.

생각을 다시 정리했다.


4분대로 10km를 달릴래?

6분대로 42.195km를 달릴래?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1km당 #마라톤풀코스달리기 #챌린지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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