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shifters 셋째 주의 기록
Careershifters도 벌써 셋째 주를 맞이하며 <발견> 과정의 반을 넘겼다. 이번주에는 하나의 큰 미션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Connect 3다.
Connect 3는 내가 생각하는 내 현실 세계의 크기를 넓히기 위한 연습이자 사람들이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씨앗을 심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Careershifters는 하나의 호기심을 대화를 통해 디깅 하면서 얻게 되는 파급효과의 힘을 강조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수록 잠재적인 직업, 산업, 방향성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과 관점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 스몰 브랜드, 에디팅에 관심이 있다고 했을 때,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호기심의 요소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건강한 식품’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그 호기심이 또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영양소’ 혹은 ‘urban farming’ 같은 것처럼 무한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것이다.
난이도에 따라 주어진 세 가지 레벨 중, 각 레벨에서 대화 요청에 대한 ‘YES’를 받아내는 것이다. 대화 요청을 보낼 사람을 고르는 기준과 난이도는 다음과 같다.
✺ 누구에게 요청을 보낼 것인가?
꼭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일 필요는 없음
내가 모아 온 나의 영감 재료들을 바탕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관련된 사람 (호기심을 일하는 방식, 산업, 직무, 일의 가치, 일하는 장소 등에 연결해 생각해 볼 것).
✺ 요청의 난이도
레벨 1: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 ‘YES’를 받기 가장 쉬움.
레벨 2: 어딘가에서 만났지만 잘 모르는 사람 혹은 다른 사람을 통해 연결될 수 있는 사람 (예, 친구의 친구, 이벤트나 워크숍에 함께 참석했던 사람)
레벨 3: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지만 연락을 기대하게 되는 사람 (호기심 있는 분야의 전문가, 사업가, 유명인 등)
기억해야 할 점은 각 레벨에서, 특히 레벨 3에서 ‘YES’를 받기 위해서는 한 명 이상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도 숫자 게임이다!)
레벨 1: 대부분의 친구들이 금융업에 종사하거나 나와 비슷한 직군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다. 결국 짝꿍의 친구 중 변호사에서 사업 개발로 직업을 바꾼 친구에게 연락했다.
레벨 2: 정말 랜덤 하게도 주말에 짝꿍의 동료 결혼식에 갔다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과 인터뷰를 하게 됐다. 이 분이야 말로 진정한 커리어 전환의 장인이 아닐까 싶었는데, 로봇 관련 일부터 변호사, 투자, 오래된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하는 일까지 열정을 쫒다 보니 계속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게 됐다고 한다.
레벨 3: 모르는 사람들에게 연락하는 것이다 보니 언제 답이 올지 몰라 여러 명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Yoseka Stationary: 대만에서 자라고 미국에 정착한 Neil이 아내와 함께 미국에 아시아 문구를 소개하고 싶어 열게 된 대만 Yoseka 문방구의 미국 지점이다.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아시아 문구를 구경할 수 있는 Yoseka 문방구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이미 여러 번 방문했고 문구 큐레이션은 어떻게 하는 걸까 궁금한 것이 많아 메일을 남겼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
Out of Eden: 우연히 발견한 인디 잡지로, 예술가나 창의적인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레시피를 소개한다. 방콕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니람 왓타나싯이 만들고 유럽과 북미에서 유통된다. 웹사이트가 따로 없어 연락처를 찾는 게 쉽지 않았고 결국 잡지 마지막 장에 조그맣게 적힌 이메일 주소로 잡지에 대한 사랑을 가득 담아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STACK Magazine 창업자: 런던에서 인디잡지를 큐레이션해 매 달 세계적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메일에 STACK 구독자로서 인디 잡지를 뉴욕에서는 구하기 어려워 아쉬웠던 점, 매 달 STACK 우편물을 여는 게 얼마나 신이 나는지를 어필했고 생각보다 빠르게 다음 주에 통화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Rice & Miso: 우리 동네에 있는 일본 벤토 가게다. 개인적으로 자주 방문하는 곳이라는 것과,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들면서 변하지 않는 음식 맛을 칭찬하며 웹사이트 이벤트 페이지에 메시지를 남겼다. 이벤트 페이지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빠르게 다음 주에 가게에서 이야기하자는 답장을 받았다.
대화 요청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Ideas Bank (첫째 주에 시작한 영감 모음)에서 대부분 발견했다. 적다 보니 리스트가 길어져서 매주 몇 명에게 이메일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벨 3는 'Yes'를 받을 확률이 낮기 때문에 제일 먼저 연락했다. Careershifters에서 공유한 예전 기수의 이메일 예시를 약간 수정해 나만의 템플릿을 만들었는데, 1) 상대방을 어떻게 찾았는지, 2) 왜 대화를 나누고 싶은지(경력 전환 + a), 3) 가능한 시간 세 단락으로 구성했다. 상대방이 쉽게 응답할 수 있도록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제시하고 하이라이트 했다. 이메일은 최대한 스크롤하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하게 적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대화를 요청하는 것은 지난주 모르는 사람에게 랜덤한 것을 요청하는 것보다 쉬웠다. 이메일 요청이었기에 대답이 안 오면 그만이었고, 어차피 모르는 사람이기에 팬레터를 보낸다는 마음으로 보냈다. 하지만 두 명이나 대화를 수락한 지금, 과연 대화를 잘 해낼 수 있을까 조금 불안하기도 하다. 막상 대화를 하고 나면 괜찮을 걸 알고 있지만, 내가 괜히 그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닐지, 대화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만약의 경우들에 지레 겁을 먹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