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되어 간다는 것은

포커스 아웃

by 제프

고립되어 감을 느낀다는 것이 이제 인생을 웬만큼 살아 냈음을 방증(傍證)하는 것일까? 이유 없는 고립감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걷는 걸음걸음을 터덜거리게 만들고, 고르지 못한 들숨 날숨마저 거칠게 몰아쉬게 한다.


누군가가 말했던 것 같다. “인생은 식어가는 과정이다.”라고. 삶에 대한 열정, 그토록 뜨겁던 사랑도 서서히 식어가고 37.5℃정도로 시작한 체온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식어가서 이제 무릎이 시리고 어깨가 시리고 찬바람이 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음마저 시려 온다.






IMG_3607.jpg 완료 1최종.JPG 시야가 흐려진다.

노트북을 열었다. 시야가 흐려진다. 굳세던 나의 의지를 흐리게 만든다. 안경 탓인가? 돋보기안경을 깨끗하게 닦았다. 그래도 흐릿하다. 내 시력은 점점 더 식어가고 있었다.






IMG_3874완료2최종.JPG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 것이 많아졌다.

가끔씩 생각나지 않는 것들, 한참을 떠올리고 그래도 생각나지 않으면 찾아보고 하는 일들이 잦아졌다. 그동안 머릿속에 저장해온 지식과 정보는 안개 자욱한 오늘 아침처럼 많이 흐릿해졌다. 나도 모르게 나의 두뇌는 점점 더 식어가고 있었다.






IMG_3647.jpg 완료3최종.JPG 운동량만큼이나 활동량이 줄어가고 있다.

진화론자 라마르크의 용불용설(Theory of Use and Disuse)을 추종하며 열심히 몸을 움직였으나 닳아버린 무릎 연골에서 나는 경쾌한 소리만큼이나 나의 활동은 흐릿해지고 눈치챌 틈도 없이 나의 몸은 많이 식어가고 있었다.





IMG_3846.jpg 완료4 최종.JPG 교류가 끊어지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이론에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 그러나 사회적에서 한걸음 비켜난 지금 점차 소통과 교류가 잦아들고 관계는 경계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흐릿해졌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나의 사회적 활동이 식어가고 있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IMG_3638.jpg 완료5최종.JPG 세상은 흐릿한 유리벽과 같다.

암울했던 시절에 비하면 세상은 너무나 투명 해져서 살기 좋은, 살아보고 싶은 세상이 되었다고 말들을 한다. 그러나, 지금 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흐릿한 유리벽으로 여전히 가로막혀 있다. 고립감을 느끼는 나의 정서에 아무런 감흥도 주지 않으려는 듯, 비 오는 날 유리창 밖 세상은 너무나 차분하다. 그러함이 싫어서 식어가는 나의 정서에 스스로 위로를 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