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닝, 틸팅, 줌인
포토그래프(Photograph)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빛(phos)” 과 “그린다(graphos)”의 합성어로 “빛의 그림” 이란 뜻이다고 한다. 한편으로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사진(寫眞) 이란 용어를 직역해 보면 사실을 그대로 베낀다는 뜻으로 3차원의 공간에 존재하는 사물을 카메라를 이용하여 2차원의 평면에 눈에 보이는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두 용어의 미묘한 차이점이 내가 처음 사진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좌절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사진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배우기 전 나는, 말 그대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베껴내는 데만 급급하여 사실을 기록한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의미 없는 사진만을 찍고 있었다고 한다면, 사진을 배우면서부터 마음의 밝기인 노출을 이해하고 사진으로 말하는 방법을 조금씩 익혀가면서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선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멋진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번 이론 수업과 야외실습은 패닝(panning), 틸팅(tilting), 줌인(zoom in) 기법을 이용한 촬영으로 진행되었다. 적당한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값 그리고 카메라 움직임,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어서 괜찮은 한 컷을 얻기 위해 며칠을 연습한 끝에 겨우 감을 잡기는 했지만 정작 고민스러운 것은 이제부터 인 것 같다. 그것은 힘들여 익힌 이 기법을 이용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생각이 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네를 밀어주는 엄마와 아이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여 쭈뼛쭈뼛 다가가서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봤을 때 흔쾌히 허락해 준 덕분에 여유를 가지고 연습한 결과물로 나온 패닝 샷
카파라치로 오해해 이상한 눈초리를 보내던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며 열심히 셔터를 눌러 댄 후 얻은 패닝 샷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나요? 강변을 달리는 라이더의 옷차림은 아직 봄이 오지 않은 듯…
쏟아지는 시선 속에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