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Light)과 색(Color)은 한 몸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한 번씩은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색의 구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피사체의 색깔이 너무 예뻐서 서둘러 셔터를 눌렀지만 눈으로 보았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것은 카메라나 렌즈의 물리적 성능 문제일 수 도 있으나 대부분의 아마추어 사진가의 경우 빛을 읽는데 서툴러서 발생되는 문제일 수 있다.
사진(Photograph)의 어원이 그리스어 ‘빛(Phos)’과 ‘그린다(graphos)’의 합성어인 ‘빛의 그림’이듯이 사진의 처음과 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빛이다. 빛 없이는 사진이 존재할 수가 없다. 빛을 보고, 빛을 읽고, 빛을 느끼면서 감정과 영혼을 담아야만 좋은 사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빛은 색(Color)을 품고 있다. 미학적 관점에서 보면 사물은 스스로 색을 가질 수 없다.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색도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있으면서도 없는 셈이다. 빛이 품고 있던 색을 스스로 내어 주지 않는 이상 우리는 색을 볼 수 없다. 사물은 빛을 매개로 해야만 색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빛과 색은 한 몸인 것이다.
따라서, 빛을 잘 이해하는 것이 곧 색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일 수 있다.
색은 감정을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이다.
색에는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 숨겨져 있다. 따뜻함, 차가움, 우울함, 두려움, 열정, 등등 우리가 느끼는 많은 감정들이 각각의 다양한 색으로 이미지화되어있다. 예를 들면 빨간색은 열정, 사랑, 등 긍정적인 이미지와 공포, 분노 등 부정적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특정한 색이 특정한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화되어 있지는 않다. 거기에다가 사람마다 의식의 흐름과 감정의 깊이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색으로 표현되는 언어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사진의 프레임 안에 구현되는 색의 표현이 사진가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상태와 물리적 능력에 의해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색의 언어로 때에 따라서는 삶의 깊이와 시간의 흐름을 구현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색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지름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