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민주당의 톡톡튀는 듀오 두 분께서 팟캐스트 출연을 제안해왔다.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위덕대 총학생회를 만나고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았다. 그때는 직접 만나는 자리였지만, 이번엔 다르다. 청취자가 아무리 적어도 팟캐스트 출연은 공개된다. 긍정적인 관심이야 당연 바라지 않았지만...당원게시판에서 조리돌림 당할지도 모르고 페이스북에서는 또 욕 한 바가지 먹는 일을 감수해야할지 모른다. 하지만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포지션에 부합하는 선에서(영남지역청년의 관점에서) 감히 문재인정부의 과오를 언급하고 다음 정부에서 민주-진보로 이어지는 연립정부가 구성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말하고 싶었다. 때마침 제안 받은 팟캐스트가 비슷한 의제로 만담을 나누는 공간이었다,
그래서 "출연하겠습니다."하고 연락드렸다.
며칠 후, 나는 그 약속을 번복해야 했다.
"재민씨, 거긴 출연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신뢰하는 멘토에게서 온 연락이었다. 나의 포지션을 하나하나 짚어주시던 분이다. 동시에 조직의 생리를 아는 현실주의자였다.
"지금 타이밍에 민주당 팟캐스트는... '민주당과 친해보인다'는 프레임, 한번 걸리면 못 빠져나와. 재민씨를 아끼는 마음에 하는 말이야."
수화기너머의 걱정은, 나에게 가장 젊잖은 '조언'으로 들렸다. 내가 들어본 조언,충고 중 가장 고상했다(거의 컬쳐쇼크...) '도망치지 않겠다'는 결심이 무색하게, 나는 외부의적이 아닌 아군의 '걱정' 앞에서 뜻을 접어야 했다.
결국 나는 듀오 측에 "출연이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드렸다.
그날밤,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근질거리는 입을, 글로 풀어야했다. 팟캐스트 목소리출연은 무산됐지만, 할 말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오히려 출연이 취소된 지금, 더 솔직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방송에서는 조심스럽게 돌려말해야 했을 것들을, 글로는 직설적으로 쓸 수 있다.
마음가는대로 적당한 헤드라인을 추렸다. 그 중 꽂힌 제목은 <대중정당 정의당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첫 문장을 썼다가 지웠다. 다시 쓰고 또 지웠다. 너무 공격적인가? 에이, 그래도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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