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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반골이 쓴 글,
치기와 성찰사이

과거와 현재

by 백재민 작가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특히 과거의 정치적 견해를 다시 펼쳐 보이는 작업은

한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실수하고, 배워왔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아래는 2022년, 당시 논쟁의 중심에 있던 이슈들에 대해

스물셋 청년이 남긴 논평이다.

지금 다시 읽으면 거칠고, 편협하며,

지나치게 단정적인 부분들이 눈에 띈다.


삭제할까도 고민했다.

지금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많고,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 역시 나의 모습이다.

진지하고, 서툴지만 치열했던 시절의 기록.


비록 영향력 없는 지방청년정치인의 시선이지만,

한 개인이 당대의 논쟁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 글은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한 청년이 불합리한 현실과 마주하며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던 과정을 담고 있다.






2022년 초, 민주당은 박지현 비대위원장체제에서

여성할당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에 대해 당시의 나는 회의적이었다.

여성할당제가 실질적으로 혜택을 주는 층은

이미 일정수준 이상의 자원을 가진 여성들이며,

생계를 걱정하는 다수여성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고 보았다.

또한 그 시점에서 이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보수진영으로 이탈한 20대 남성층을

오른쪽으로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 예측했다.


돌이켜보면, 이 판단은 절반만 옳았다.


지금에서도 긍정할만한 지점은 이런 것이다.

정체성정치만으로는 청년세대가 직면한

경제적 불안정과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

페미니즘이 '누구의, 어떤 페미니즘인가'에 따라

그 정치적 효과가 전혀 달라진다는 것.


틀렸다고 말할 만한 부분은 이런 것이다.

페미니스트에 대한 비판을 엘리트의언어로 환원해버린 것.

여성 역시 세습자본주의사회의 희생집단중 일부이며,

남성과 여성 모두 지배이데올로기 아래,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 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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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출신 글쟁이. 넓은 스펙트럼을 지향하는 이단아. 평론과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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