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햄스터

나는 뭘 모을까

by daroo

내가 모으는 것이 내가 된다.


내가 먹는 것들로 내 체형이 결정되고


내가 섭렵하는 지식들로

내 뇌의 지식체계가 구성되며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

내가 평가받는다.


그럼,

나는 무엇을 쌓아두기로 결정할까.


사주에서 천간은

이땅에 ‘내가 이런 모습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뜻하고


지지는

‘태어나보니 세상이

나에게 이 모양이더라’라고 했다.


그래서 모두에게 세상이 같지 않다고.

각자가 태어난 속성도 다르고,

세상이 내게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느끼니까.


세상이 진짜 그렇게 대하는게 아니다.

본인이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지.


여하튼,

그건 보통 월지로 본다고도 했다.


나의 경우는

큰 물로 태어났는데

태어나보니 세상이 너무 빠르게 불타는 중이더라고.


근데 나는 꽤 추웠는지

그 온기가 따끈하니 퍽 괜찮았었나보다.


세상을 배우고,

사람을 관찰하면서

내가 요리조리 짜 맞춰 만들어낸

나만의 맞춤 인간 튜토리얼을

그들에게 설명하며


일을 할때도,

연애를 할때도

꼰대마냥

꽤나 재잘거렸던 것 같다.


그들은 내게,

너는 그럴때마다 빛난다고 말했고,


나는 그들이

재잘거리는 나를 가끔은 신기하게 바라보며

예뻐해줄때 신났던 것 같다.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 것 같아.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러다가 사랑하고,

사랑하니까 세상이 재밌고,

그러면 또 내 삶도 괜히 빛나보이는.


근데 요즘은

남보다 내가 더 궁금해진다.

원래도 나는 내가 궁금했다.


타인을 이해하려면,

가장 원형의 아키타입인

나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옳으니까.


근데, 요즘은

다른 부분이 궁금해진다.

대략 이런 맥락인데,


더 아름다워진다면,

내가 나로써 태어난 자원을

최대로 살려본다면,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볼 수 있을까?


혹은 나는 어떤 경험을 하게될 수 있을까?


기왕 태어난 거,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아름다움을 선망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인간은 대체 어떤 부분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일까?


어떤 수학적, 과학적

혹은 심리학적 지식을 통해

알 수 있을까?


학구열이 불타오르는 것 같다.



일요일 연재
이전 20화20. 바라지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