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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란 Oct 05. 2022

내 브랜드만의 시그니처 아이템


팔로워들의 댓글을 통해 매운맛 소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할수 있었다. 그런데 매운맛 소스 중에서도 어떤 것이 좋을지 고민되었다. 김치 관련 소스, 고추장 소스, 매운 간장 소스, 떡볶이 소스 등등..



여러 가지 선택안들이 머릿 속에 둥둥 떠다녔다.

집 근처 마트의 소스 코너에 가서 둘러보았다.

이렇게나 소스의 종류가 많다니.. 더 혼란스러워졌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본질에 조금더 집중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한식을 요리할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소스가 무엇인가? 그것은 고추장과 고춧가루, 간장이었다. 된장은 아직까지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맛이었기 때문에 제외했다. 그 중에서 고춧가루는 인도에서도 구할 수 있는 식재료였다. 간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스라고 보기 힘들었다.


”고추장이다! 그래, 고추장 소스로 하자.

그거야말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매운 맛 소스 아니던가.“


BTS 등 케이팝 스타들이 고추장이 들어간 매운 음식을 먹는 콘텐츠들을 본 해외 케이팝 팬들은 고추장을 힙하고 트렌디한 외국소스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불닭볶음면 소스는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불닭볶음면이나 불닭소스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보는 콘텐츠들을 자발적으로 만들어내고 다함께 놀이하듯이 즐기고 있다.


불닭소스처럼 뭔가 특별하고 개성넘치는 고추장 소스를 만들고 싶었다. 사람들이 내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머릿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그니처 소스를 개발하고 싶다는 강렬한 열정이 타올랐다. 처음에는 3가지 맛으로 개발하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오리지널맛, 매운맛, 순한 맛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다가 ONLY ONE THING으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시그니처는 오직 한 가지만 임팩트있게 내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몇 년 전에 용인에 살 때, 내가 자주가던 맛집이 있었다. 산골짜기 후미진 곳에 위치한 막국수 집이었는데,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매번 갈때마다 한 시간 웨이팅은 기본이었다. 그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들기름 막국수이다. 처음 먹어봤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한 시간이 넘는 기다림의 고됨을 싹 가시게 해주는 맛이었다. 얼마전에는 오뚜기와 콜라보하여 시중에 들기름 막국수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렇게 내 브랜드만의, 단 하나의 시그니처 아이템을 갖고 싶었다. 싸게 박리다매로 많이 파는 것은 내 브랜드가 할 일이 아니었다. 다소 비싸더라도 고급스러우면서 유니크한 것을 시장에 내놓고 싶었다. 내 브랜드 제품을 사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정체성, 라이프 스타일 등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대변해주는 것이었으면 했다.

내 브랜드의 소스를 구매하는 사람은 KPOP을 사랑하고 한국에 관심이 많으며 힙하고 트렌디한 한식을 직접 요리해서 먹는 취미를 갖고 있을 것이다. 내 소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KPOP과 한식을 사랑하는 트렌디한 사람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고추장 소스 중에서도 무엇이 좋을까 한참 고민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남편이 넌지시 말을 건넸다.

“맛다시라고 알아? 나 군대에 있을때 진짜 맛있게 먹었던 고추장 소스야. 그건 비빔밥에 넣어도 맛있고, 국수에 넣어도 되고 아니면 그냥 만두같은걸 찍어서 먹어도 맛있거든. 그런 만능 양념장은 어떨까?” 좋은 생각같았다.


결정했다. 볶음고추장 소스!

요리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은 소스에 음식을 찍어먹기만 해도 된다. 이 소스를 활용하여 다양한 레시피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비록 단 하나의 아이템이라도 다채로운 한식 요리를 선보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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