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쌓여갈수록 브랜드의 개성이 점점 짙어졌고 내 브랜드가 어떤 브랜드인지 나 스스로도 헷갈리지 않을 만큼 메시지가 간결하고 명확해졌다.
“Kpop과 함께하는 한식 요리 콘텐츠“
”Kpop을 사랑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한식 요리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쉬운 요리 레시피를 제공합니다.“
Kpop 스타들이 좋아하는 음식 레시피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면서 항상 위와 같은 문구를 덧붙여줬다. 덕분에 내 브랜드가 뭐하는 곳인지 헷갈려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슬슬 브랜드만의 아이템을 만들어야 할 때였다. 아직 엄청난 팬덤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는 아니었지만 1,000명 아니, 100명의 찐친구들만 있어도 시도해봄직하다고 생각했다. 시작은 구멍가게처럼 최대한 작게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갖고 있는 자본도 많지 않아서 대량생산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조금씩 다듬으며 고쳐나가야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템을 무엇으로 하면 좋을지 많이 고민했다. 다양한 메뉴들을 요리한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반응을 지켜봤다. 그렇지만 월등하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이 없었다.
실제로 팔리는 제품이 무엇인지 참고할 겸, 아마존 어필리에이트 같은 제휴마케팅을 먼저 시도해보았다.
아마존 어필리에이트는 쿠팡 파트너스의 미국 버전이다. 내 브랜드는 대부분 해외 구독자, 팔로워들이 많아서 쿠팡 파트너스가 아닌 아마존 어필리에이트를 도입했다. 아마존 어필리에이트는 온라인 아마존에서 실제 판매되는 제품의 구매링크를 콘텐츠에 연결해서 판매를 시도할 수 있는 제휴마케팅이다. 링크를 통해서 판매가 이뤄지면 커미션(수수료)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제품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구매 링크를 통해 판매를 해볼 수 있으니 부담없고 간편하다.
6개월 정도 이러한 제휴마케팅을 시도하며
어떤 아이템이 가능성이 있을지 지켜보았다.
그 결과는 나에게 좌절감과 더불어 의구심을 안겨줬다. 단 한 개도 판매되지 않았다. 구매링크를 클릭한 사람들은 있었지만 아무도 사지 않았다. 링크 소개 문구도 이리저리 바꿔보고, 레시피들을 모아놓은 pdf파일에 링크를 끼워서 편집해서 배포해보기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었지만 이는 어이없게도 공부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였다. 아마존 어필리에이트는 아마존 미국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을 판매할 수 있었는데, 구독자나 팔로워들 중에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인도인들은 자국내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인도에는 아마존 인디아가 진출해있었다. 조금 더 꼼꼼한 시장조사와 더불어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기로 했다.
당시 SNS 팔로워들과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대화를 많이 했었는데,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가 ‘당신의 레시피를 따라서 요리해보고 싶은데 요리 재료를 구하기가 힘들다.’였다. 이 피드백들은 아이템 개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만들었다. 내가 팔고 싶은 것은 식품이 아니었다. 내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가치는 ‘한식을 요리해서 먹어보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런데 요리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서 요리 자체를 못한다면 내 브랜드는 미완성, 반쪽짜리가 되버리고 만다.
다른 나라 음식을 요리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도전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요리라는 행위가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요리재료를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요리하기도 쉬워야 했다. 자국의 음식을 요리하는 것처럼 평소 하던대로 요리하되, 우리나라 특유의 ”소스“만 요리에 첨가할수 있다면 그것도 한식요리 아닐까.
소스가 있다면 현지의 식재료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소스에 현지 음식을 찍어먹기만 해도 한국의 맛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