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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사과 Oct 05. 2022

북유럽 디자인을 보려면 여기로 가라

뉘브로에 위치한 스웨덴 디자인 아카이브

카펠라고든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뉘브로라는 작은 도시 근처에 위치한 디자인 아카이브(Designarkivet)를 방문했다. 20세기 초반부터의 스웨덴 디자인 관련 자료를 소장한 디자인 라이브러리로 스웨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컬렉션으로는 디자이너 800여 명의 작품 12만 점을 보유하고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 가구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제품 디자인의 스케치, 그림, 사진, 일기, 참고자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건축, 가구, 텍스타일 디자이너 요제프 프랑크(Josef Frank), 카펠라고든 설립자이자 가구 디자이너 칼 말름스텐(Carl Malmsten), 디자이너 에스트리드 에릭슨(Estrid Ericsson) 등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북유럽 디자이너 자료는 모두 여기에 있다. 북유럽 디자인의 본고장이랄까, 정말 특별한 곳이다.


요제프 프랑크, 칼 말름스텐, 에스트리드 에릭슨


방문했던 날은 날씨도 오랜만에 화창했고 숲 속에 둘러싸여 있어서 공기도 맑고 좋았다. 아카이브 건물은 원래 유리공장이었던 것을 개조해 1층은 디자인 아카이브가 쓰고, 2층은 유리공예 작업장이었다.


북유럽 스타일로 매우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는 메인 로비




설마.. 작품을 만져봐도 되나요?

디자인 아카이브 자료는 매우 방대하지만 위치상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래서 스톡홀름이나 예테보리 등 큰 전시회가 있을 때 자료를 가지고 그쪽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도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유리공예를 주제로 작은 전시가 있었다.


오래된 잡지들과 실제 유리 작품, 스케치와 패턴을 그대로 노출시켜 전시해 놓았다. 장갑을 끼고 만져볼 수도 있었지만 깨질까 두려워 차마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두근두근 아카이브룸

메인 로비를 지나 소장품이 있는 아카이브룸으로 들어갔다. 처음 우리를 반기는 것은 스웨덴 텍스타일 디자이너들의 실물 원단과 작은 스케치들이었다. 하나의 패턴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스케치가 필요하다. 고심한 흔적이 고스란히 보이는 그림을 보면 아무리 단순해 보이는 패턴도 그냥 노력 없이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원단뿐 아니라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이 정말 좋았다. 








스톡홀름도 아닌 소도시에 이런 대규모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1978년부터 40년이 넘게 운영하고 있다니 새삼 놀랍다. 스웨덴 사람들의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 열정, 관심, 그리고 그를 위한 노력이 대단하다. 시설 유지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테니 정부에서 문화를 지키기 위해 예산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스웨덴은 사회주의 국가라 개개인의 생활은 화려함을 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술은 의식주가 해결된 다음에 오는 것이니, 사회 전반이 앞서도 한참 앞섰다는 생각에 살짝 부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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