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ume river가 가로지르는 후에

고도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흐르는 곳

by subtle changes

출발시간 약 이십분 전 다낭역에 도착했다. 당당히 검표하시는 분께 후에행 기차 편도 예약내역이 프린트 된 종이를 내밀었다. 그거면 바로 패스일 줄 알았는데 창구에 가서 다시 티켓으로 바꿔오란다. 창구에서 예약 내용이 프린트 된 용지를 내밀고 티켓을 바꾸는 중 슬쩍 살피니 일정을 같이 하기로 한 분이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메일함을 뒤지고 있다. 엇!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 표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리 예매를 했다는데 메일에서 그 예매 내역을 못찾는 눈치였다.


출발시간이 슬슬 임박해와 나도 덩달아 마음이 초조해져 왔지만 상대가 더 마음이 불편해질까봐 애써 태연한 척을 하고 있었다. 기차 출발시간이 거의 임박했는데 여전히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어? 어? 이상하다~ 내가 분명히 예매했는데…’ 하길래 잠시 뇌정지가 오려고 하는데 예매했던 사이트에 들어가 예매 내역을 발견! 화면을 보여주고 실물 티켓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휴~ 그 십여분 간 ‘기차를 못타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닌데 끝까지 티켓을 못찾으면 함께 여정을 바꾸는 ‘의리‘를 지켜야 하는 걸까‘ 같은 고뇌와 치앙마이로 떠나기 전까지 타이트하게 미리 계획해둔 모든 일정 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가면서 내 머리속은 대혼란을 겪었다.

정말 다행이다.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개찰구를 지나 플랫폼으로 들어섰다. 조금 여유가 생긴 마음으로 기차 타기 전 플랫폼을 잠시 기웃거려본다. 먹거리를 파는 작은 노점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뭔가 예전 티비에서 보았던 우리네 시골 기차역 같기도 한 정겹고 귀여운 풍경이었다.

다낭역 플랫폼



'서양인들은 기차여행을 선호하는걸까?' 싶을만큼 후에로 향하는 기차안엔 서양인들이 많았다.


빠르게 사진을 몇 장 촬영하고 기차를 탔다. 표에 적힌 내 자리를 찾아가니 옆자리엔 파란눈의 외국 소녀가 앉아있다. 기차엔 왠지 눈에 띄게 서양인들이 많아보였다. 차로 이동하는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데도 기차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와 낭만을 더 선호하는 건가. 뭐든 빠른게 좋다지만 여행을 할 때만큼은 효율이 1순위는 아닐 것이다. 다낭에서 후에로 갔다가 다시 호이안으로 이동하는 여정에 꼭 한번은 시간이 더 걸려도 기차를 타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선로가 해변을 따라 나있어 이동 중 내내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그 풍경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 순방향, 창가석에 꼭 앉으려 몇번을 확인하고 예매했는데 뭐가 잘 못 된건지 내 자리는 황당하게도 역방향이다. 혹시나 싶었던 마음이 기차가 출발하며 확실해진 순간 하하하 속으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창가석에 앉아 기차길 옆으로 스쳐가는 평범한 베트남 마을들과 집,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훔쳐보는 기분은 약간 영화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게 했다. 아빠품에 안긴 아기를 발견하곤 손도 흔들어 주고 기대한대로 해변으로 선로가 접어드는 곳에선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외국에서는 아마 처음인 듯한 기차여행에 신이났고 살짝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특별하게 느껴졌다.나중에 생각해보니 여행 중 다른나라의 기차를 한번 쯤 타보는 경험은 여행을 훨씬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오래 기억에 남게 해주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기대했던 아름다운 해변 풍경을 만끽하며 기차 여행을 즐기는 동안 도착해서 만날 후에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


놀랍게도 기차안 이동식? 매점에서 쌀국수를 판매한다. 역시 쌀국수의 나라!


기차를 타고 가며 이렇게나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창문이 더러운 건 함정...


테마파크 같기도 한 사랑스러운 후에 기차역 :)



무사히 후에에 도착했다. 바깥은 슬슬 어두워지려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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