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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날개달기 Dec 16. 2024

개 빡치는 순간을 참지 못하고 금쪽이가 된 나.

오은영 박사님 소환, 네 잘못이 아니다.

- 쟤, 금쪽이 봐봐. 와, 화내는 게 딱 나랑 똑같다.


- 소리 지르고 있는 쟤? 너 저 정도야?


- 전화기 집어던지지는 않지만, 화가 나면 참지를 못 해. 막 쏟아내. 그래서 참고 집에 오면 잠을 못 자. 밤새 분해서, 끙끙.


다들 일은 안 하고, 성과는 다 지가 한 척.


나만 일 느리고 성격 드러운 병신 만든다고!


화가 나면 진짜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너무 무례하고 무식한 인간들이 회사에 많으니까, 진짜 내 몸에 사리가 백 개는 나오겠다고.


폭발하겠는데, 거기서 꾸욱 참고 집에 온다. 미치지.


- 사람들이 다 생각이 다르더라.


너처럼 노동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옆사람이 열심히 일하기만 해도 그게 이해 안 되고 짜증 나는 저급한 사람들도 많아.


네가 열심히 일함으로 인해서 자기가 손해를 보고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래서 네가 그냥 싫은 것일 수도 있어.


자기중심적이고 조금의 상처도 받기 싫은 지나치게 어리고 모자란 인간들.


너는 무책임하게 일하는 걔네 보면서 월급루팡이라고 비웃을지 모르지만, 걔네도 너 보면서 비웃고 있을 수도 있다.


저렇게 열심히 일해서 뭐 하나. 집에 가서 애는 안 보나.


자기 인생은 하나도 없이 회사에 온 힘을 갈아 넣는 건가, 왜 저러고 사나 하면서.


그런 사람들은 업무는 대강하고 자기가 좋아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더 힘을 쏟지.


본인의 하루는 퇴근 후부터라고 생각하면서.


'조직'이라는 말, 나 같은 늙은이들만 쓰는 거 알지?


걔네는 조직의 미래? 이러다 망하겠다? 신경도 안 써.


그들은 조직의 일원이기 전에,

그저 자신은 월급쟁이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사니까.


내 삶과 내 행복이 최우선인데,

그런 게 뭐가 중요하겠어.


네가 화가 많이 나는 이유, 나도 충분히 이해는 해.


본인 일인데 왜 무책임하고 안일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되지. 월급 받으면서.


걔네가 열심히 안 해서 다른 동료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 그런 상황들을 들어주고 참아주다 보니 막 화가 폭발하는 거지.


참다 참다 욕지거리가 막 쏟아져 나오고. 분이 안 풀리니까.


저 금쪽이도 봐봐.


단편적으로 저 모습만 본 사람들은 저 애를 욕하겠지, 글러먹었다면서.


하지만 금쪽같은 내 새끼에 나오는 모든 애들, 정말 단 한 명도 빠짐없이 그게 다 누구 탓이니?


다 부모, 주양육자, 주변 사람들 탓이잖아.


직접 겪어보면 미치지. 정말.


알고 보면 금쪽이가 진심으로 다 이해가 되잖어.


네가 회사에서 금쪽이가 됐다고 해서 상심할 거 없어.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알게 되고, 중요한 건 네가 가치관의 중심을 잡고 무게감 있는 사람이 되는 거야.


오은영 박사님 말대로 솔루션 잘 따라서 주변 사람들이 다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싸악 바뀌는 금쪽이들 수없이 봤잖아.


너도 그저 지금이 그런 순간이라고 생각해.


절대 자책하지마.


네가 옳다고 믿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


네 본성 자체가 그런 조무래기 같은,

발톱의 때만도 못한 놈들 때문에 바뀌지는 않으니까.


잠시 화가 나고, 순간 흥분했을 뿐.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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