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가치는 각자 다르다.
- 예쁘다. 와. 진짜 비싸네. 저거 새로 나왔나 봐.
- 뭐니? 부체론?
- 언니, 부쉐론이다.
- 아, 부쉐론, 이쁘네.
결혼할 애들 여기서 반지하면 되겠다.
난 어렸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명품은 내 주제에 너무 사치인 것 같아.
나 결혼할 때 명품백을 사서 함에 지는 게 다들 으레 하는 거였는데, 그게 싫어서 신랑이랑 엄청 싸웠어.
이쁜 가방 스무 개 사는 게 낫지,
굳이 명품백 하나를 삼백만 원이나 주고 왜 사냐고.
그래도 억지로 하나 받긴 했어.
예비 시어머니가 내 뜻을 안 들어주셨거든.
지금도 명품백만 드는 친구들 좀 이해 안 돼.
그 정도의 효용이 있나.
투자의 가치가 확실한 에르메스 정도는 해두면 좋을 것 같긴 해. 인정.
내가 기사 있는 차를 타는 재력을 가졌다면 샤넬백 메는 거 멋질 것 같은데,
지하철 타면서 샤넬백 닳을까 코트 안쪽으로 붙여 넣는 모습은 좀 찌질한 것 같아.
집 살 돈 없어서 월세 내고 살면서 벤츠 몰고,
그 차 아끼느라 맘대로 타지도 못하고,
밖에서는 브랜드 커피 마시면서,
정작 집에서는 냉동식품 데워 먹고,
속옷은 1년이 넘도록 같은 거 입지만,
코트는 매년 새 거 구비해 입는 그런 행동들,
쫌 구질하고 탐탁지가 않아.
가방, 차, 남이 보는 브랜드에 신경 쓰느라 내 몸과 자신을 더 아껴주지 못하는 거잖아.
나 자신이 안 됐어.
이젠 안 그러려고.
부쉐론 반지 사는 대신,
난 딸기랑 스테이크나 실컷 사 먹을래.
그게 훨씬 내가 만족스러울 것 같아.
아줌마라 그런 거 아니다. 어릴 적부터 이어진 내 가치관이야.
뭐.. 샤넬백 사뒀으면 많이 오르긴 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