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인간에게 당하고 온 나의 소중한 후배에게
- 차장님! 메시지 좀 봐주세요. 할 말이 있어요.
- 응.
- (지 과장은 꼭 저런 식으로 행동해요. 너무 방어적으로 나오니까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너무!!! 기분이 나빠요.)
- (박대리 이렇게 화난 거 처음 본다. 근데 말이야.)
- (정말 뭘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 (자기만 그렇게 느끼는 거 아니야. 나도 지과장하고 몇 번 부딪혀 봤거든. 이거 아무한테도 오픈 안 한 건데, 지과장... 내가 인간취급 안 하는 애야.)
- (정말 그렇죠? 뇌가 없는 것 같아요. 정말. 너무 화가 나서. 이제 와서 기분 나빴냐고 웃으면서 물어보는데, 아니요. 했어요.)
- (머리 나쁜 인간은 상대할 수가 없어. 무슨 말만 하면 본인 공격하는 줄로 아니까.)
- 진짜 짜증 나요. 콱.
- 때려 주고 싶지? 나도 그래요. 한 대 치고 싶었어.
- 이걸 아무한테도 공유 안 하고 어떻게 참으셨어요?
- 그래도 내가 상사고 선배인데, 몇 번의 기회는 줘 봐야지.
인간이 모자라서 저런 건데.
그래도 자긴 지과장보다 한참 후배니까 나한테 하소연해도 돼.
나도 자기 믿으니까 오픈한 거야. 내가 지과장 인간 취급 안 하는 거.
- 하.
- 말하고 나면 좀 낫지?
나는 아마 집에 가서도 분해서 발을 쾅쾅 찧을 거야.
너무 화가 나서.
자기는 나한테 말하고 풀어.
개 XX XXX 같은 새끼. 이러면서 쌍욕이라도 하고.
- 하. 정말 이걸 말 안 하고 어떻게 참으셨어요?
저 이제 더 이상은 못 참아요.
부장님께 지과장이 말했던 그대로 옮겨서 일러 줄 거예요.
저런 사람 냅두기 싫어요.
- 나도 방법을 찾아볼게.
근데 지과장보다 지과장네 팀장 체면도 생각해야지. 같은 부서 내에서 이왕이면 원만하게 넘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부장님께 말씀드리는 건 조그만 더 생각해 보자.
섣불리 말 옮기면 오히려 조직에서 자기한테 나쁘게 돌아올 수도 있어.
아까도 일부러 내가 지과장 타이르듯이 좋게 좋게 얘기한 거야.
이해력이 지나치게 부족하고 공감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니까, 그렇게 부드럽게 몇 번이고 설명하고 타일러야 겨우 조금 알아듣거든.
안 그러면 본인한테 일 떠넘기고, 본인 공격하는 줄로 알아.
정말로.
- 휴. 알겠어요.
그래도 차장님께 말하고 나니까 울화통 터지던 게 누그러졌어요. 헤헤.
부장님께 이른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건 없겠다고 저도 생각은 해요.
- 감정적이지 않도록 조심은 합시다. 괜히 역공격 당할 상황 만들면 안 돼.
- 이러다 폭발하는 거요?
- 응. 여자들이 폭발하면 '여자'라 저런다는 소리 듣는 거 알지?
덜떨어진 인간 상대한다고 힘 빼지 말자.
지성인답게 행동하자고.
곧 한 방 크게 때려줄 날,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