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완수하자 Day 7
한마상에 관한
우리 중에 본명으로 그대로 불리는 친구 중 하나이다. 종무의 집은 르노와 마찬가지로 난리벚꽃장이 유명한 진해이다.
당연하지는 모르지만 르노와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종무의 아버지는 해군에서 하사관으로 복무 중이시다. 종무에게는 1살 위로 형이 하나 있다. 반곱슬 머리에 가무잡잡한 피부가 건강해 보인다. 두툼한 입술은 언제나 굳게 다물고 있는 것이 믿음직스럽다. 그리고 우리 가운데 가장 착실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하다.
다부진 몸으로 아무도 안 하는 자취방의 청소도 하고, 때로는 밥도 해서 우리를 먹이고, 늦잠을 자는 우리를 깨워 강의실로 이끌고 간다.
이런 그의 성실함으로 인해 그에게는 한 가지 맡겨진 임무가 있다.
고려대학교는 호랑이, 연세대학교는 독수리,라는 학교의 상징이 있듯이 우리 학교에도 어떤 동물을 상징으로 하고 있다. 말이다.
그냥 말은 아니고, 하루에 천리를 달리고, 피땀인지 피 같은 땀을 흘리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 그 말은 한혈마라고 부른다고 한다.
교문에서 본관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왼쪽에 비단잉어가 노니는 연못이 있다. 월영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신라 말기의 학자인 최치원 선생이 이곳 합포만에 머물면서 제자들을 가르친 곳에 월영대라는 비각이 세워져 있다. 아주 예전부터 있었던 연못인지는 모르겠으나, 학교 바로 옆에 월영대가 있어서 월영지라 불리는 듯하다. 잘은 모른다. 궁금치 않다!
내가 학교 안의 이 월영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남학생들이 술이 취해 간혹 수영장으로 알고 낮이고 , 밤이고 연못 속을 뛰어든다는 것뿐이다. 난 술이 취해도 더러운 저 연못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각설하고, 바로 그 연못 앞에 한혈마의 동상이 대리석으로 높게 만든 단위에 달릴 듯한 포즈로 우뚝 서 있다. 이 말동상은 수컷이다.
딱 보면 수컷인지 알 수 있다. 말동상에는 리얼하게 페니스가 달려 있다. 제법 크다. 그냥 보인다. 문제는 수컷이라는 것이 아니고, 처음 이 말동상이 세워졌을 때는 페니스의 크기가 지금보다 컸다고 한다. 대대로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지금보다 거의 두 배나 컸다고 한다. 한마디로 매우 컸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보기에 너무 민망하다고 판단한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어느 날 말의 페니스를 아니 말동상의 페니스를 출혈 없이 잘라버렸고 지금의 길이가 되었다고 선배들은 말했다.
완전 독재인 것이다. 물론 말동상은 피를 흘리지 않았다고 한다. 호르몬이 넘쳐나는 나이의 우린느 원래의 크기가 몹시도 궁금했고, 그래서 우리는 성실한 종무만이 끝까지 추적하여 그것의 원래 크기를 밝혀 낼 것이라 믿고 그에게 한마상의 페니스 크기의 현형을 밝히는 임무를 주게 되었다.
...
하략..
1990년 기록, 챌린지 Day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