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이 점심이 되었다

30일간의 휴가

by 영롱한 구슬

모처럼 딸로부터 한 달의 휴가를 받았다

여행을 가고 싶지 않았다

나의 달콤하고도 꿈같은 휴가로


브런치에 연재글

올리다가 밤을 새웠다

아침인 줄 알고 식탁 위에 놓인 보리차를 무심코

마시는데 입안이 따끔거려 거울을 보니

입술이 부러 터져 있었다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대한

압박감으로

브런치 연재는 나를 힘들게 했나?

엄마가 힘들어 보여 아침에 손자를 안 맡기며

휴가를 드렸는데 쉬지 않고 글 쓰고 그림만 그리시네

푹 쉬고 싶은 30일간의 휴가는 나에게 2박 3일이면

충분했다

휴가는 자유다

나를 들뜨게 하고

초등학생처럼 기분이 좋다

그래도 밥은 시간과 때를 맞추어

잘 먹어야 한다

30일 중 루가 지나가니

시간이 아까와 죽겠다

브런치북에 연재할 글과 그림과 사진을 편집해

보니 좀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재미가 있었다

컴퓨터가 서툴지만 딸에게 컴퓨터용어들을 배워가며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편집하는 법도 배우며 이제는

편집을 곧잘 한다 날짜가 들쑥날쑥하는 일반글이 아닌

매주 정해진 요일에 글그림 사진을 스스로 편집해서 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에게 경의를 표한다

브런치 덕분에 컴퓨터 작업하며

글 그림 연재에 집중하다 보니

밤이 새는 줄 모르고 있다가

잠이 들었다 한숨을 푹 자고 일 어나 보면

점심밥 시간이었다


남편이 식탁 위에 상을 차려 놓았다

계란, 멸치, 견과류와 토마토에 채 썬 양파와 함께

차려 놓았다

아무리 바빠도

제때에 끼니를 꼭 챙겨 먹어야 한다며

남편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잔소리를 해도 남편이 차려준

점심 같은 아침밥을 눈이 부수수 한 채

낮에 먹으니 기분이 째지게 좋다


브런치 작품 글쓰기 핑계로 사춘기소녀가 되어 남편에게 묵언으로 반항 아닌 반항을 해보니

기분이 참 좋다


'남편이 밥상도 차려 주네'

점심 같은 아침밥을 먹는다


나에게 주어진

30일간의 휴가


그렇게 약속을 지켜주는 가족에게 감사하며

브런치에 올릴 글을 쓰고 퇴고 하여 연재를 한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