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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조선사

1. 고려말 이성계 장군(7)-두 부인과 수재 아들 이방원

by 나루터

고려 말 민중들에게 영웅으로 떠오른 이성계였지만, 세족들 사이에서 주류로 편입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주류 지배층들은 명문가 출신 첩을 두어서라도 문어발 식의 혼맥을 이루었고, 그 가문의 힘을 공고히 했다.


이성계도 마찬가지였다. 지역의 유력 세족 가문인 첫째 부인과의 결혼으로 동북면에서의 입지를 다진 한편, 둘째 부인과의 결혼은 개경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첫째부인 한씨는 신의왕후, 둘째 부인 강씨는 후에 신덕왕후가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인물이 아들 이방원이었다. 이방원은 불과 16~17세의 나이로 진사시를 2등으로 합격한 수재였다. 성균관에 입학한 이방원을 사성이었던 민제가 눈여겨 보다가 딸과 혼인시키고 보살피며 직접 가르침까지 준다.


이방원은 바로 다음해에 우수한 성적으로 본과(?)에 급제하고 관직까지 제수받는다. 관직을 받을 때, 이성계가 궁궐 방향을 향해 절을 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만큼 이방원의 혼인과 과거 급제는 이성계와 이성계 가문에 중요한 일이었다.


공부에 싹수가 보이는 아들을 동북면이 아닌 개경의 둘째 부인 집에서 수학시키고, 그렇게 키운 아이가 이른 나이에 과거에 급제하고 마침내 '문인'이 되고, 엄청난 가문과 혼맥까지 이루었으니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이방원은 이성계가 개경의 문인들과 교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리하여 공민왕 시절의 이성계가 그저 전공이 탁월했던 장수였다면, 우왕 시절의 이성계는 개경에서의 실력을 가진 무시못할 인물로 성장하게 된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성계와 이성계의 가문, 세력을 주시하고, 거기에 편승하려는 사람도 더욱 늘어났다.


문제는 그 신하가 과거처럼 더 이상 '충신'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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