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정말로 발로 키우는 게 맞다.
이름: 김쪼쪼 (엄마의 애칭)
나이:3살 (만1살, 20년 5월생)
동생 경력 : 2년 차
엄마가 보는 쪼쪼는?
샘도 많고 눈물도 많지만 종알종알 말도 예쁘고 하는 우리 집 귀여움 담당인 애교 둥이.
둘째를 낳기 전부터 정말 많이 들어왔었던 둘째는 발로 키운다는 말. 첫째를 키울 때는 아이 발달부터 일과, 행동 하나도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몰라 고민하고 걱정했다면 둘째는 첫째 때의 경험이 있어 이제는 신입이 아닌 경력의 마음으로 아이에게 여유롭게 다가갈 수 있다는 뜻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발로 키운다는 것이 단연 키우기 쉽고 발로 키워도 여유롭다는 뜻만은 아니었다. 엄마는 하나인데 아이는 둘, 아이가 둘이면 힘듦도 두배겠지 싶었던 것이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였다. 둘에게 손이 가야 하는 상황에서 둘째가 어릴수록 두 아이 중 상대적으로 자기표현이 더 강한 첫째의 말을 우선적으로 들어주게 된다. 그래서 첫째에게 손이 가느라 돌봐줄 손이 없어 둘째는 발로 크게 된다.
언니 보고 배우면서 여러 가지를 어깨 너머 빠르게 익히고 대처능력까지 길러진 둘째는 대체로 뭐든지 첫째 때에 비하면 빠르다. 같은 시기에 첫째 다롱이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아가 같았는데 둘째 쪼쪼는 분명 3살인데 3살 안에 누군가 있는 듯 몸만 아기일 뿐 다 알고 있는 것만 같이 모든 것이 빠르다. 말도 잘하고 눈치도 빠른 우리 쪼쪼, 엄마는 발로 키웠을 뿐인데 이렇게 잘하는 쪼쪼를 보면 기특한 마음이 들었으나 과연 쪼쪼는 왜 그렇게 빨라야만 했을까?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고자 계획을 세울 때 그 결정의 기준은 둘째보다 첫째에게 둔다.
첫째가 가고 싶은 곳, 첫째가 놀고 싶어 하는 것, 첫째가 갖고 싶어 하는 것
그래서 둘째 쪼쪼의 환경을 둘러보니 첫째 다롱이의 관심사로 가득 차 있었다. 자연스레 쪼쪼의 관심을 다롱이의 관심사와 겹칠 수밖에 없었고, 둘은 같은 것을 갖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되었다. 쪼쪼가 "내 거!"라고 주장한들 "그건 언니 거야, 이거 원래 내 거였어, 넌 아기라서 못해."라는 말만이 돌아온다. 언니와의 경쟁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던 쪼쪼가 언니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빨리 자라나야만 했던 건 아닐까?
"조금 늦어도 괜찮아, 천천히 자라렴"
엄마가 늘 두 가지의 결정권을 받아들이는 게 조금 버거웠어서 너를 언니와의 경쟁 속에 둔 것 같아. 이제 너의 이름이 동생이 아닌 네가 될 수 있도록 너만의 관심을 찾아갈 수 있게 너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할게. 조금 느려도 괜찮아, 너는 너에 맞게 천천히 자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