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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다로미 Sep 19. 2022

첫째는 기다림에 익숙해져간다.

첫째의 기다림 말, 잠깐만

 부모의 첫 아이로 자라나 많은 사랑을 독차지하던 아이는 첫째이자 막내였다. 그러나 뱃속에 동생이 생기는 그 순간부터는 막내라는 타이틀은 평생 갖지 못하는, 엄마가 동생을 돌보는 많은 시간들을 기다려야하는 첫째이기만 하다.

 나라면 아닐 줄 알았던 첫째에 대한 의지, 나 역시도 같았다. 고작 4살 만2세 아이였던 다롱이에게 동생 돌보랴 바쁜 손을 위해 손이 덜 갈 수 있도록 스스로 해내는 일이 많아지길, 동생을 잘 돌보아주길, 의젓하게 행동해주길 그리고 이렇게 의지하고야마는 엄마를 이해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잠깐만!"

 교사 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내 아이를 키워보니 그 사회생활하던 아이들이 기준치가 되었다. 그렇기때문에 늘 잘 울고 엄마껌딱지 모습을 보이는 다롱이를 보며 다른 아이에 비해 너무 아기같은 것을 아닐까? 왜 이렇게 어리광 부리지? 이렇게 여려서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지? 하며 걱정하는 날이 많았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도 많은 것을 해주기보다는 스스로해보게끔 기회를 주고자 한 덕분인지 점점 스스로 하는 일이 많아졌던 다롱이는 동생이 생기고부터 종종 혼자 할 수 있는 일이여도 "엄마 나도 해줘." 라고 요구하곤 했다. 그저 또 어리광이겠거니하며 쪼쪼를 돌보느라 "다롱아, 잠깐만"이라고 말한 뒤 나는 "근데 다롱이 너 혼자 할 수 있잖아."라고 이야기 했다.


 마음 속 표현은 바로 안하고 자기 전에나 종종 들려주는 다롱이가 한 날은 "엄마, 쪼쪼가 첫 번째로 태어나고, 나는 두 번째로 태어났으면 더 좋겠어." 라고 이야기를 했다. 왜냐고 묻는 나의 질문에 "쪼쪼는 아기라서 엄마가 돌봐주잖아." 라고 대답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여도 더 어린 동생을 돌보느라 많은 일을 혼자 해야했던 다롱이는 엄마가 "잠깐만" 대신, 나를 돌아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요구했던 것이다. 스스로 잘 하는 것이 많아진 어린이이지만 아직 엄마의 손길을 바라는 아이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같이하자"

 다롱이의 마음을 알게되고나서 나는 잠깐만 대신에 다롱이에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첫째와 둘째를 떠나서 지금 스스로 하면서 자기 성취감, 효능감 등이 길러지는 중요한 유아 시기에 무작정 해달라고 다 해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기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찾은 답은 "같이하자"였다.


 임신부터 동생이 태어난 지금까지, 앞으로와 비교하면 짧다면 짧은 3년이지만 다롱이에게는 지금껏 살아온 반 이상의 긴 시간이었다. 3년동안 잠깐만, 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온 다롱이가 내민 손길에 이제는 엄마가 제대로 응답할 시간이 왔다.


엄마가 다롱이에게 하고싶은 말

"기다리느라고 힘들었지? 고마워"

 쪼쪼와 있을 때면 너무나 커 보이는 우리 다롱이가

엄마에게 폭 안길 때는 아직 가슴께에도 닿지않는

너를 보며 우리 다롱이가 참 작았구나 라고 느어.

다롱이가 그저 어리광만 부리는 아이일까봐

단호하게만 대하려고 했던 엄마에게

"나는 아직 아이에요." 너만의 언어, 너만의 행동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걸 이제는 알게 되었어.

엄마가 다롱이까지 함께 돌볼 수 있도록 노력할게

지난 3년동안에도 늘 기다려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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