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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다로미 Jul 15. 2022

미션 첫째의 귀여움을 찾아라.

귀여움 콩깍지가 필요해.

 아기들의 귀여움이란 무기이기도 하다. 귀여우면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뽀뽀해주고싶고, 화가 났다가도 귀여움에 무장해제되기도하니 말이다. 그 귀여움이라는 것은 외동인 아이에게는 기한이 조금 길지라도 둘째 동생이 태어난다면 첫째의 귀여움 기한이 마감 예정이다. 첫째의 귀여움 조기 마감을 부르는 범접할 수 없는 둘째의 애교란 상상초월이었다.

 둘째 쪼쪼를 임신 중에 봤던 육아 웹툰에서 '둘째는 사랑이요, 첫째는 노력해서 사랑해야 한다.' 라는 구절을 본 적이 있다. 아직 겪어보지도 않았음에도 마음이 아프면서 공감갔던 구절이었기에, 내리사랑이라고는 하지만 귀여운 쪼쪼의 애교에 녹아들면서도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했건만.

"엄마는 왜 쪼쪼가 귀엽게할 때만 웃어?"



"너는 6살이잖아."

 그저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도 웃음짓게 해주던 아기는 옹알옹알 하는 한 마디에 엄마아빠가 웃고, 한 발짝 떼어내는 그 모습에 웃음짓는다. 다롱이도 모두 거쳐갔던 시기였고 이제 쪼쪼의 차례였다. 하나씩 해 나가는 모습들이 더욱 눈에 띄는 급진적으로 발달하는 영아시기. 부모로써 이미 겪었던 것이었지만 하나하나가 새롭고 기특하고 웃음이 났다. 

 그렇게 둘째 쪼쪼에게 웃음짓는 것들을 마음에 새기고 있던걸까? 어느 순간 아기처럼 말하고, 쪼쪼에게 칭찬하고 웃음지었던 행동들을 다롱이가 해내며 확인받고자했다. 그 마음이 짠했지만, 하나하나 확인받고 싶어하는 것들의 빈도 수가 많아지니 점점 반응이 다시 무뎌져갔다.

"엄마, 나는 왜 칭찬안해줘?", "엄마, 나는 안 귀여워?"

일부러 둘째 쪼쪼를 편애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롱이에게 사랑을 표현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6살 나이에 맞게 칭찬하고 격려하고 사랑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야?


쟤도 6살이었다.

 다롱이의 주변에는 보통 다롱이 또래가 첫째인 경우가 많았다. 어느 날 다롱이와 같은 6살인 둘째 아이와 함께 집에서 놀게 되었다.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잘 놀았고 덕분에 아이 엄마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아이 엄마와는 첫째와 둘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가는 이야기가 정말 많았다. 일부러 못난이 행동을 하기도하고 요령없이 곰같은 첫째, 마냥 아기같고 애교많은 귀여운 둘째.

 그런데 나는 여기서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 집 둘째는 우리 집 첫째 다롱이와 같은 6살이라는 것. 6살이 다 큰 어린이라서 귀엽지않았던 것이 아니라, 첫째라서 상대적으로 커보였기 때문에 귀여움이 묻혔던 것이었다.


귀여움 콩깍지 필터 장착

 다롱이가 일부러 엄마아빠에게 귀여움받으려고 귀여운 행동을 해도 그게 노력으로 보일 뿐 귀엽지 않았던 이유는 귀여움의 기준이 상대적이였기 때문이었다. 같은 행동을 6살 다롱이와 3살 쪼쪼와 비교대상으로 바라보고있으니 당연히 더 아가인 쪼쪼를 귀엽다고 느낄 수 밖에. 그래서 잠시 다롱이한테 씌인 엄마표 귀여움 콩깍지 필터가 벗겨졌었나보다. 다롱이 똥까지 귀여웠던 시절도 있었어서, 못말리는 딸바보 소리까지 들었었는데 말이다. 다시 귀여움 콩깍지 필터를 장착하고 쪼쪼와 같은 귀여움의 기준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6살 다롱이만의 귀여움 찾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엄마가 다롱이에게 하고 싶은 말

"여전히 엄마에게 넌 귀여워"

 스스로 바지를 입은 모습에서 배꼽까지 올려입은 네 모습이 귀여워.

 선생님을 100살이라고 믿는 너의 순수함이 귀여워

 파인애플을 파이내플이라고 쓰는 너의 서투름이 귀여워

 엄마 모기잡는 거 응원해주는 너의 진지함이 귀여워

 쪼쪼에게 언니라고 비타민 비닐 뜯어주는 너의 야무진 손가락이 귀여워

 사진찍을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다양한 포즈와 표정을 짓는 너의 표현력이 귀여워


 다롱아, 너의 모든 부분이 엄마에게는 귀여움 그 자체야. 

네가 굳이 노력해서 엄마아빠에게 귀여움을 받을게 아니라 너를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면 모든게 귀여운 너였어. 엄마의 평생 귀염둥이 다롱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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