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연 flow Jul 23. 2024

다정한 순환

표정

사람들의 표정을 자주 살핀다. 길에서 마주치는 어르신들의 표정은 대부분 어둡다. 얼굴에 자신의 삶이 묻어 있다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겠지. 그늘진 얼굴은 사양하고 싶다. 요즘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어둡고 마음에 차지 않는다. 나이 들수록 얼굴에 표정이 없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생기 없고 웃음이 줄어든 얼굴로 살아서 그런 건 아닐까?


반면 아이들의 표정은 변화무쌍하고 화사하다. 웃을 일이 많은 걸까. 별것 아닌 일에도 하하 호호 웃는 그들이 부럽다. 아이들과 만날 때는 좋은 에너지가 내 몸에 쌓이는 기분이 든다. 밝은 표정이 아이들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학생들을 만나는 직업을 가진 나는 표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20대 때, 가만히 있으면 화난 것처럼 보인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 그랬다. 교실에 들어서는 학생들을 환한 표정으로 반겨주어야 한다는 나만의 원칙이 있다. 억지로 웃을 때도 있지만 나의 그런 노력이 반영된 얼굴은 그날의 하루 수업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한다.


웃을 일이 많아서 웃는다기보다는 웃다 보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지금이 힘들더라도 좋은 표정을 짓고 싶다. 좋은 표정이 긍정 에너지를 불러와 내게 기쁜 소식을 안겨주리라는 희망을 품고 오늘도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작가의 이전글 내 옆에 있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