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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써니 Jan 08. 2024

플랫폼의 조건과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플랫폼의 생각법 2.0 - 이승훈

일을 하면서, 여러 기사에서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곤 한다. 나는 거래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러한 커머스 플랫폼 형태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어떤 형태를 '플랫폼'이라고 구분을 할 수 있고, '플랫폼'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러한 의문을 잘 풀어준 책이 플랫폼의 생각법 2.0이라는 책이었다. 플랫폼에 대한 조건과 종류에 대해 설명하고, 현재 각 플랫폼에서 좋은 전략을 가지고 플레이하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해주고 있었다. 책에서 '플랫폼'에 대해 소개한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전달해보고자 한다.




플랫폼의 조건


우선 어떤 특징들을 가졌을 때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지 플랫폼의 필수 요소들을 살펴보자.


1) 플랫폼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 양면시장


기존 기업들은 소비자를 대상으로만 비즈니스를 했다면, 플랫폼 기업들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생산자에게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즉, 플랫폼 기업에게 있어서 고객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생산자도 된다는 특징이 있다. (내가 다니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뿐만 아니라, 상품을 공급하는 브랜드도 큰 고객으로 여기고 브랜드에게 제공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소비자와 공급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플랫폼으로써 지켜야할 규칙들이 있다. 우선 플랫폼이 생산자나 소비자로 참여하지 않는 것. 플랫폼의 역할은 잘 운영이 되도록 원칙을 정하고 도구를 제공하는 심판 역할이라는 것이다. 축구 경기에 심판이 참여하지 않는 것처럼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발생하는 내용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플랫폼이 "소비자와 공급자가 잘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관점에서 보았을 때, 플랫폼의 핵심 목표는 매출이나 이익이 아니다. 검색이 잘 되거나, 회원 간의 소통이 활발하거나, 거래가 편리하다 등 플랫폼이 가진 핵심 가치에 집중하고 연결고리를 단단히 하는데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소비자와 생산자를 끌어드리기 위해서는 양쪽에게 매력적인 '도구'가 필요하다. 이 도구의 예시는 아마존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아마존은 'FBA(Fulfilment by Amazon)'을 구축하여 판매자들을 대신해 상품을 보관하고 배송해주는 물류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즉, 판매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보관하고 발송하는 일에서 발생하는 귀찮음을 덜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한다. FBA를 통해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무료배송, 빠른배송을 제공하여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면 모두에게 매력적인 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양면시장을 지향하는데 있어서 '도구'보다도 중요한 것은 '플랫폼을 운영하는 원칙'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플랫폼의 원칙을 기반으로 양쪽의 시장 참가자들이 움직인다. 이 원칙이 변한다면 시장 참가자들은 플랫폼을 신뢰할 수 없고 그렇게 점차 떠나갈 것이다. 처음부터 명확하게 원칙을 잡고 알려야하며 그 원칙을 쉽게 바꾸어선 안된다. 운영 원칙을 고집스럽게 추구하여 성과를 이룬 예시는 구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구글은 '공정성'을 플랫폼을 운영하는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와 같은 검색엔진에서는 다양한 광고들이 홈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구글은 검색창만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은 검색결과가 노출되는데 정확한 데이터가 노출되도록 최적화하는 것 외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이를 통해 구글의 검색결과는 공정하다는 인식을 얻어냈다.


네이버와 구글의 검색창 비교



2) 플랫폼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 경쟁


플랫폼은 모두에게나 개방된 시장으로 공급자도 소비자도 시장을 참여하는데 있어서 제한을 가하지 않는다. 플랫폼은 그렇게 양측의 참여자가 시장에 들어오게 만든다.


그런데 이런 플랫폼에는 잔인한 원칙이 있다. 바로 승자독식의 원칙. 생산자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플랫폼만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가장 좋은 플랫폼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몰리게 된다. 그렇게 하나의 플랫폼이 시장을 차지하게 돼서 더 이상 플랫폼 간의 경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플랫폼에서는 '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이 있다. 생산자가 늘어날수록 소비자가 몰려들고,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생산자도 늘어나 플랫폼의 네트워크의 가치가 커져가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네트워크 효과에서는 우선 공급자를 섭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비자는 좋은 공급/물건이 확보되면 자연스럽게 몰리지만, 좋은 공급을 확보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공급자 시장을 확대하여 소비자를 확보한 전략의 좋은 예시로는 '애플의 앱스토어'가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해 나간 과정이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을 외부에 개방함으로써 개발자들이 운영체제에서 쉽게 앱을 배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즉,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양면구조를 만들어냈다. 개발자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사용자(소비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어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해나갈 수 있었다.


플랫폼의 성장에 있어 개방된 시장이 필요하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제한적인 개방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개방을 하되 일부 제한을 하여 플랫폼의 품질을 관리해야하는 경우이다. 구글의 경우, 스패밍(spamming, 인터넷을 이용하여 다수의 수신인에게 무작위로 발송된 이메일 메시지, 또는 다수의 뉴스 그룹에 일제히 게재된 뉴스 기사)을 막아냄으로써 검색 서비스의 품질을 지켜내고 있다. 또한, 아마존의 경우 오픈마켓 형태에서 공급자에게는 아마존 창고에 보관되도록 유도하고 소비자에게는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상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즉, 고객경험에 있어 품질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플랫폼은 핵심자산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유를 통해 다른 공급자들을 플랫폼으로 유도하고 다른 경쟁 플랫폼으로부터 독점적인 규모를 만들어 낸다. 페이스북이 F8이라는 개발자회의에서 API를 공개하는 것도 개발자들이 페이스북을 많이 활용하여 페이스북을 성장시키도록 돕기 위함이다.



3) 플랫폼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 가치


양면성에서 언급했지만 플랫폼은 이익을 목적으로는 크게 성장하기 힘들다. 플랫폼이 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시장 참가자인 공급자와 소비자들에게서 이익을 취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양면의 시장 참가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플랫폼에서 쉽게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수료'인데, 배민의 사태에서 볼 수 있었듯이 수수료를 올려버린다면 시장에서는 크게 반발할 것이다.

플랫폼에서는 수익과 플랫폼의 본질 가치를 분리하여 이런 수수료를 안보이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 적용하고 있다. 구글을 예시로 들면, 구글은 주요 가치는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여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지만 여기서 어떠한 수익도 취하지 않는다. 단지 이면에 '광고'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여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본질가치의 추구'는 시장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는 하나의 수단이다.



4) 플랫폼을 어떻게 나누어 볼 수 있을까? : 구분


플랫폼은 운영자의 개입 정도에 따라 광장 플랫폼, 시장 플랫폼, 인프라 플랫폼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 광장 플랫폼

- 특징 : 광장 플랫폼은 가장 개방된 형태로 주로 디지털 콘텐츠를 공급하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참여가 이루어진다. 가장 개방된 형태이기 때문에 규모 확보가 가장 쉽고, 그렇게 때문에 공정한 운영 원칙을 수립하고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디지털 콘텐츠를 공급하고 소비하는데 직접적인 금전을 요구하지 않지만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 예시 :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② 시장 플랫폼

- 특징 : 시장 플랫폼은 흔히 알고 있는 거래가 일어나고 그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이다. 금전적인 거래가 직접적으로 오가기 때문에 플랫폼이 중간에 개입하여 품질을 관리하기도 한다. (쿠팡, 아마존) 한편, 시장 플랫폼에서는 수수료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핵심 가치'가 필요하다.

- 아마존, 우버, 에어비엔비, 배달 플랫폼


③ 인프라 플랫폼

- 특징 : 인프라 플랫폼은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환경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를 공급하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주로 IT나 물류에서 보여지는 플랫폼이고 초기 투자 비용이 높아 진입 장벽이 높다.

-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AWS




구독 경제


'플랫폼의 미래' 파트에서 재밌게 읽었던 구독 경제에 대해 소개하고 글을 마치려고 한다.


구독은 과거에는 '순간'이었던 고객과인 관계를 '영원한 접촉'으로 바꿔나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한번이 끝이 아니라 고객의 데이터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고 개인화 해나가면서 사용자들을 락인하기 위해 플랫폼들은 노력한다. 넷플릭스, 멜론, 밀리의 서재 처럼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 뿐만 아니라 쿠팡 와우 멤버십, 네이버 멤버십 등 '멤버십'이라는 이름으로도 사용자들에게 구독 상품을 제시하기도 한다.


구독 서비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내야 한다. 구독을 하는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하며 그 가치를 잘 제공해주어야 한다.





책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우버, 유튜브, 위챗 등 다양한 플랫폼을 예시로 들며, 각 플랫폼에서 추구했던 가치들과 전략을 소개하고 있어 유익하게 읽었다. 플랫폼이 궁금하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넷플릭스에 대해서 한번 분석해보고 싶어졌다. 넷플릭스는 양면성 관점에서 공급자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플랫폼보다는 서비스에 가깝지만, 구독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고 개인에게 맞춰 지속적으로 좋은 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멤버십 체계도 다양하게 구성해가는 넷플릭스의 행보에 대해서도 기회가 된다면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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