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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생각

신세한탄이란 자기 성찰

by 소시민 Jan 28. 2025

몇 년 전부터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해 왔다. 요즘에는 뜸했지만 다시 불쑥 올라온다.


죽음이란 주제는 늘 나의 생각을 해체시켰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줄곧 나를 원점으로 돌아가게 해 주었다.


죽음은 삶에서 무모한 도전을 가능하게 해주기도 했고 큰 전환을 이룰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


며칠 전 알바를 하며 또 죽음을 생각했다. 하루 9시간 정도 서 있어야 하는 알바는 손님이 없을 때 여러 생각을 하기 좋은 장소가 된다. 


시작은 지금 시점을 두고 인생의 성과를 돌아보았을 때였다. 의미를 쫓아 살아가 보겠다고 했지만 자본주의의 심해에서, 특히 한국에 살면서, 없이 시작하는 이가 의미를 쫓아 살아가는 선포를 했을 때는 삶이 고난에 처하기 십상이다. 종교가 있을 때는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산다는 말이 먹혔지만 종교를 떠난 사람에게 빵은 상당히 중요하다. 


축구를 실패.


종교를 실패.


유튜브를 실패.


연애와 결혼을 실패.


돈에 실패.


그리고 새로운 도전들.


축구와 종교는 이미 지나간 일이고 유튜브부터는 아직 진행형이기에 실패라 말할 수 없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자신에게는 엄격하기에 실패로 말해야 한다.


다시 죽음에 대한 생각이 이끄는 건 모든 것이 실패한 내게 그래도 죽을 수 없는 건 사랑해 주는 부모님이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내 삶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을 때 목숨 끊기란 이내 단념하게 된다. 세네카였던가? 살 수 있는 만큼 살아가기보다 살만큼만 사는 것이라고 말했던, 그 말에 내 마음의 상당한 지분을 주었기에 내가 살만큼이 언제까지일지를 느슨하지 않게 언제든 인식해 보려 한다.


유명한 일화 중에 스티브 잡스가 젊은 시절 거울을 보며 자신이 오늘 죽는 다면 오늘 하려는 일을 자신이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고 하는데, 상당히 설득이 된다. 죽음은 무덤으로 들어가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것에 대한 묵상은 현실에서 나름대로의 가장 중요한 것을 캐치하게 하고 죽음의 반대편에 위치한 것이라 여겼던 삶, 곧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모든 내세에 대한 신비로운 상상들, 또는 계시를 받았다는 책들의 이야기 가운데, 이생의 삶이 한 번뿐이라는 설은 가장 많은 듯한데, 그렇다면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게 된다. 이런 처방은 생각보다 남들의 눈치를 덜 보게 하며 내가 궁극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을 살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상당한 정화 작용이 있으며, 군더더기를 하나씩 벗겨낸다. 때로는 죽음으로 걸어가는 것이 삶으로 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낀다. 그 경계에서 오늘도 살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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