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차이로 귀감이 되는 사람을 보면 후배라도 존경심이 생긴다. 직장에서도 선후배를 막론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에티켓, 즉 도리와 규범을 잘 지킨다는 점이다. 에티켓은 강제적인 규율이 아니기에 소홀한 사람은 많은 부분을 놓치지만, 지키는 사람은 철두철미하게 실천한다.
연차가 쌓여도 직장생활 에티켓은 중요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본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몰라서도 못하고 알면서도 안 하게 된다. 누군가가 세세하게 가르쳐주지도 않지만, 어긴다고 해서 야단치기도 애매한 것이 직장생활 에티켓이다. 여기에서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직장생활 에티켓과 구체적인 팁을 소개하려고 한다. 자신부터 실천해야 후배에게 가르칠 수 있으며, 기본에 충실한 팀을 이룰 수 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라
신뢰감을 주는 근무태도의 첫 번째는 모범적인 출근이다. 입사 초기에는 일을 잘해서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회사도 신입에게 대단한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얼마나 성실하고 능동적인 자세를 가졌는지를 평가한다.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조금 일찍 출근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최소한 지각은 면하자.
내가 가장 먼저 출근하던 시절, 입사하자마자 나보다 더 일찍 출근하는 직원은 딱 두 명이 있었다. 그들은 업무처리 능력도 뛰어났다. 매사에 주도적이고 책임감도 강했다. 그중 한 명은 15년 전 직원이었는데 지금도 내 기억 속에 프로로 남아있다. 출근 시간은 대부분 일에 대한 열정과 비례한다. 이렇듯 입사 초반에 쌓인 이미지와 평판은 그 회사에서의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각 시 상사에게 사전 연락
만약 회사에 지각할 상황이 생긴다면, 상사에게 먼저 연락해서 지각 사유를 설명하며 미안함을 전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늦잠을 잤거나 대중교통 문제로 지각하게 될 경우 현재의 상황과 최대한 빨리 이동하고 있음을 알리고, 예상 도착 시간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상사는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병원 예약이나 개인적인 일로 지각이 예상된다면, 사전에 미리 상사에게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는 습관이 있다. 지각하는 습관이 있다면 평소 출근 루트를 미리 점검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여유 시간을 두고 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질병으로 인한 결근 시 올바른 보고 방법
감기몸살이나 컨디션 난조로 인해 결근이 불가피할 경우, 갑자기 문자만 보내는 것은 통보에 지나지 않는다. 많은 직장인과 생활해 본 경험에 따르면, 무단결근이나 갑작스런 통보는 한 번도 하지 않는 사람과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즉 한 번의 실수로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무단결근은 직장생활뿐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신뢰를 잃게 만드는 행동이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족이 대신 연락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증상과 예상 회복 기간을 알리는 소통을 함으로써 상사는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필요시 업무 조정을 할 수 있다.
이미지를 좋게 하는 출근 복장
입사 초반에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이미지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다. 출근 복장을 결정할 때는 회사의 분위기와 문화에 맞춰 적절한 복장을 선택해야 한다. 전통적인 기업이나 금융회사는 유니폼이나 정장을 갖추어 입는다. 대부분의 회사는 일명 ‘여의도 직장인 패션’ 정도의 복장이 적절하다. 너무 화려하거나 캐주얼한 복장은 피하고, 신뢰감을 주는 캐주얼 정장이나 실용적인 오피스룩을 선택하자. 특히, 첫 출근 날은 조금 더 신경 써서 단정하게 갖춰 입는 것이 좋다. 스타트업이나 창의적인 업종에서는 캐주얼한 복장을 선호한다. 하지만 유의할 점은 아무리 캐주얼한 복장이라 해도 비즈니스 공간에서 입는 복장이므로 최소한의 매너를 갖춘 복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여름철에는 너무 얇은 옷이나 지나친 노출은 피하고, 겨울철에는 너무 두꺼운 옷 대신 겹쳐 입는 스타일로 입어서 실내외 기온에 따라 센스 있게 복장을 조절한다. 그러나 복장이 아무리 적절해도 청결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 항상 깔끔함을 유지하고, 단색이나 심플한 패턴으로 너무 튀지 않게 입는 것을 추천한다.
점심시간 엄수하기
점심시간을 지키는 것은 직장생활의 기본 예의 중 하나다. 점심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시간 관리가 부족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상사가 겉으로는 참지만, 속으로는 짜증이 났을 수 있다. 만약 손님이 오거나 긴급한 사정으로 인해 점심시간에 늦을 것 같다면 상사에게 미리 말하고, 들어오기로 약속한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점심시간에 상사에게 아무 말 없이 나가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 상사와 함께 식사하러 갈 때는 상사가 "식사하러 갑시다"라고 할 때 함께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다. 상사가 업무에 몰두해 점심시간을 잊고 있다면, "팀장님, 식사부터 하세요."라고 알려준다. 혼자 식사할 경우에는, "먼저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자리를 떠난다. 점심시간은 식사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재충전의 시간이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해서 오후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
외근 후 퇴근 시 바람직한 태도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면, 상사나 선배에게 "○○○ 다녀왔습니다"라고 먼저 보고한다. 이 간단한 인사가 소통의 첫걸음이다. 상사나 선배는 후배가 외근을 마치고 돌아왔는지, 업무는 잘 처리되었는지 궁금해한다. 만약 상사가 지나가는 팀원에게 “A대리 연락 없어?‘ 라고 물었을 때, “A대리 아까 들어왔는데요”라는 말을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상사는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외근 후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때도 주의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시간상 바로 퇴근하겠습니다”라고 문자만 보내는 것보다는, 전화를 걸어 업무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상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좋다. 형식적인 보고가 목적이 아니다. 외근 후 진행 상황 보고는 직장에서 마땅히 지켜야 할 예의이자, 상황에 맞는 소통으로 신뢰를 쌓는 기술이다.
상사가 외근 후 돌아오면
상사든 후배든 외근을 나갈 때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간혹 상사가 외근 후 돌아오면 인사를 해야 되냐고 묻는 직장인이 있다. 인사를 하긴 해야될 것 같은데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질문에 의아했지만, 나의 초년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놀랄 일도 아니다. 외근 후 들어오는 윗사람과 마주쳤을 때, 순간 어떻게 인사해야 할지 몰라 타이밍을 놓치고 후회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이런 질문을 보면서 “아,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도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다음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질문과 댓글을 익명으로 재구성해서 옮겨본 것이다.
질문자: “상사가 외근 후 돌아오면 인사를 해야 하나?”
댓글 1: “인사 안 해서 욕먹는 일은 있어도, 인사해서 욕먹는 일은 없음”
댓글 2: “오늘 어떠셨어요? 밖에 덥죠? 뭐 이렇게 하지”
댓글 3: “다녀오셨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정도는 함.”
댓글 4: “인사하는 게 그닥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나는 해”
댓글 5: “잘 다녀오셨어요? 차는 안 막히셨어요? 오버하지 않고 딱 이 정도”
현장감 있는 직장인들의 말투가 정겨워서 옮겨보았다. 상사 입장에서는 후배의 이런 인사 한마디가 피로를 날리는 비타민과 같다. 상사뿐 아니라 선후배를 가리지 말고, 외근이나 출장 후 돌아오는 사람에게 작은 인사 한마디로 따뜻함을 전하기를 바란다.
‘예쁨도 미움도 다 자기 할 탓이다.’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지만, 도리와 규범을 지키고 올바른 태도를 지닌 사람이 좋은 평판과 신뢰를 얻는다. 입사 초기에 쌓아놓은 신뢰감 있는 모습은 직장생활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초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