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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의 언어 습관을 버려라

초보는 일만 하고 프로는 말부터 바꾼다


요즘 어린아이 같은 말투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늘고 있다. 사회생활에 맞는 말투로 바꾸려면 제일 먼저 2가지 말 습관을 고쳐야 한다. 첫 번째는, “제가요 이래서요 저래서요 그랬는데요...”와 같이 각 단어의 끝을 올리는 학생 시절 말투를 버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언제나 존댓말로 갖춰서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도 이 2가지를 먼저 연습한다고 한다. 각 단어의 끝을 내리거나 평탄하게 말하고, 문장의 마지막에 ~입니다, ~했습니다 와 같은 종결어미로 끝을 내려줘서 존댓말을 완성하는 것이다.


존댓말은 태초에 존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텐데, 우리조차도 상황에 딱 맞는 존댓말이 쉽지만은 않다. 존댓말과 반말 딱 2가지만 존재한다면 덜 하련만 존댓말에도 여러 레벨이 있고, 상대방의 위치 또한 여러 레벨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바라는 기준에 비해 상대방의 존댓말 수준이 충분하지 않으면 무시당하는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상대방을 예의가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존중과 예의를 때와 장소에 맞게 가장 신경 써서 다뤄야 하는 곳이 바로 직장이다.


필자도 사회초년생 시절, 존댓말 ‘수위’ 때문에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너무 격식을 갖춰서 말하면 선배들이 불편해할 거라는 ‘착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적절한 존댓말을 사용하는 롤모델을 찾아 나섰고,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P상사를 유심히 지켜봤다. 그분은 말끝마다 ‘~입니더.’, ‘~했습니더.’로 마무리하니 모든 말이 격식을 갖춘 존댓말이었다. 이분의 말만 따라 한다면 나 역시 적절한 존댓말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그분의 말에서 사투리 말투만 빼고, 그 외의 모든 말을 무조건 따라 하며 격식을 갖춰 말하기 시작했다. 직장에서의 언어는 새로 배워야 하는 언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다음에서는 직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초 언어를 떠먹여 주고자 한다. 누군가는 이것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그렇지 않다. 경력이 3년 차, 5년 차여도 평상시 습관대로 말하는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말하기에 신경을 쓰는 소수의 사람만이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직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직장인의 언어 습관을 알아보자.



존중과 예의를 담아 말하기


직장에서의 말투는 존중과 예의를 갖춰 말하는 것이 기본이다. 대답할 때는 직함을 넣어서 말하되 너무 반복적으로 부르지 않는다. ‘네’, ‘아니요’도 단답형으로 끝내지 않고, 피드백을 받아 가는 느낌으로 마무리하는 게 좋다. 다음의 예시를 통해 직장에서 인정받는 언어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들어보자.


아차 대리: 네

재치 대리: 네 팀장님, 네 부장님, 네 이사님


아차 대리: 지금 바쁘세요? 팀장님,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재치 대리: 팀장님, 잠시 시간 괜찮으세요? ~사항으로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아차 대리: 팀장님, 이거 어떡해요?, 이렇게 됐는데 어떡하죠?

재치 대리: 팀장님, A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여쭤봐도 될까요?

팀장님, A 부분이 이렇게 됐는데 B 방식으로 처리하면 어떨까요?


아차 대리: 그게 아니라 하려고 했는데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재치 대리: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누락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아차 대리: 알겠습니다.

재치 대리: 네 팀장님, 다음 주 수요일 오후 1시에 A사 미팅 예약하겠습니다.


아차 대리: 이거 가져왔습니다, 팀장님, 소비자 분석 자료 다 했는데요

재치 대리: 팀장님, 지난주에 말씀하셨던 소비자 분석 자료입니다.


아차 대리: 수고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재치 대리: 팀장님,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적절한 언어 사용으로 전문성 유지하기


다음은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드는 적절한 언어 사용 예시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가 습관이 되도록 연습하자. 언어 사용의 차이가 바로 전문성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차 대리: 이거 언제까지 해야 되나요?

재치 대리: 이 프로젝트의 마감일은 언제인가요?


아차 대리: 저, 회의록 좀 보내주실래요?

재치 대리: 회의록을 공유 좀 해주시겠어요?


아차 대리: 이번 분기 목표가 어떻게 됐어요?

재치 대리: 이번 분기 목표는 어떻게 설정되었나요?


아차 대리: 새로운 정책 좀 알려주실래요?

재치 대리: 업데이트된 정책에 대해 안내해 주실 수 있나요?


아차 대리: 기술 지원팀에 물어봤어요?

재치 대리: 기술 지원팀에 문의해 보셨나요?



안 쓰면 더 예뻐지는 말


젊은 유명 사업가가 진행하는 영상을 시청하던 중, 그가 직원한테서 제일 듣기 싫은 단어가 있다고 해서 귀를 쫑긋 세운 적이 있다. 그 단어는 바로 ‘그냥’이라는 대답이었다. 이처럼 선배와 상사가 대체로 싫어하는 말들이 있다.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보다, 해로운 음식을 안 먹는 것이 몸에 이롭듯, 말도 마찬가지다. 말을 예쁘게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쁘지 않은 말을 안 쓰는 습관이 우선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말이다.


그냥..

네? / 아니요?

~한 것 같아요.

어떻게 하죠?

모르겠는데요?

전에도 이렇게 했는데요?


말투를 들려줄 수는 없지만, 텍스트가 아닌 뉘앙스를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사회 경험이 없는 신입사원이라 해도 예의가 부족해 보일 수 있고, 입사 초기의 귀여움과도 거리가 먼 말투다.

이번 챕터는 사회초년생 시절의 나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추가했다. 누군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직장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조직의 문화와 개인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상황에 맞춰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업무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직장인의 기본 소양이다. 짧은 말부터 갖추어서 말하는 습관을 들이자. 긴 말도 짧은 말로 이루어져 있다.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 - 예스24

KakaoTalk_20250413_201012837.png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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