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는 일만 하고 프로는 말부터 바꾼다
정보만 나열하는 말은 상대에게 혼란을 주고, 상대의 이해를 돕는 말하기는 능력의 증거가 되어 준다. 직장과 사회에서 유능함을 어필하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고려한 말하기를 해야 한다.
“말을 참 논리 정연하게 잘하네!”
“설명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잘하네”
상사와 동료 또는 거래처에서 이런 칭찬을 받는다면, 당신은 이미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서 말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칭찬은커녕 다음과 같은 말을 듣는다면 자신의 말 습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됐고, 지금 바쁘니까 결론만 말해 주겠나.”
보고하다가 상사에게 저런 말을 듣는다면? 생각만 해도 절망스럽다. 그러나 많은 직장인들이 저런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말을 한다.
말보다 일을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업무를 수행했다 하더라도 당신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일이 빛이 날 수도, 빛을 잃을 수도 있다. 유능한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말하는 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그중 가장 쉬우면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원칙 5가지를 소개한다.
유능한 직장인은 생각과 의견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표현한다. 말이 주절주절 길어지는 이유는 ‘짧게 말하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말이 길어지면 집중도가 떨어져 상대방은 지루하고 답답해진다. 특히 직장에서는 직급이 위로 올라갈수록 긴 말을 들어줄 인내심이 없다. 따라서 핵심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메일이나 전화처럼 비대면으로 하는 대화도 마찬가지다. 바쁜 현대인들은 대부분 오래 통화할 여건이 안 된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결론을 극적으로 만들려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부연 설명에 중점을 두고 길게 말한다. 이러한 미괄식 화법은 맨 마지막에 나오는 결론을 기다리다가 짜증이 나기 일쑤다. 핵심을 빠르게 전달하는 능력자들은 결론부터 말한다. 이것을 ‘두괄식 화법’이라고 하는데 상대방한테 결론부터 전달해 놓고, 그다음에 결론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는 방식이다. 특히 직장에서 보고할 때 두괄식으로 보고하지 않으면, 그 보고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부연 설명만 자세히 늘어놓다가 상사한테 한소리 듣고 나서야 얼떨결에 핵심을 말하고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밤새 준비한 보고서의 가치가 희석되고 만다.
A: “그래서 결론은 어떻게 됐다는 얘기냐고?”
B: “지금 말하려고 하잖아! 왜 남의 말을 끊는 거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대화 장면이다. 유튜브 채널 ‘김교수의 세 가지’를 운영하는 명지대의 김익한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앞에 이야기를 길게 얘기한 쪽의 잘못이지, 이야기를 끊은 사람의 잘못이 아닌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는 2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첫 번째는 간결하게 말하는 습관이고. 두 번째는 두괄식으로 말하는 습관이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해 줘야 상대방의 속이 시원하다. 결론을 듣고 궁금증이 해소되어야 결론에 대한 이유와 부연 설명을 들을 준비가 되는 것이다. 두괄식 화법은 직장생활에서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 쳅터에서 더 자세히 다루었으니 이를 참고하기 바란다.
무엇을 설명할 때 “첫 번째는, 두 번째는, 세 번째는…” 이렇게 3가지로 순서를 넣어서 말하는 습관 역시 중요하다.
“저에게는 3가지의 방법이 있는데 바로 이것입니다. 첫 번째는요…”
이렇게 주제를 3가지로 구조화하면 상당히 논리적으로 보이고, 청중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다. 회의에서 이런 방법으로 말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3가지 핵심에 주목하게 되고, 다음에 나올 내용을 예상하며 더 집중하게 된다. 이는 발표에서도 마찬가지다.
글을 쓸 때도 핵심 포인트를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면 독자가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글의 가독성이 높아진다.
말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상황을 ‘숫자’로 설명하는 습관이다. 세일즈 세계에서도 프로는 오직 숫자로 말한다. 오늘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날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계획이 없는 사람이다. 숫자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게 만든다.
오래 걸렸습니다. ⇨ 3시간 걸렸습니다.
조금만 가면 됩니다. ⇨ 여기에서 50m 정도 가면 됩니다.
판매량이 상당히 증가했습니다 ⇨ 판매량이 15% 증가했습니다
전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 전년 대비 20% 증가해서 120개가 됐습니다
마을의 인구가 두 배 늘었습니다 ⇨ 1,000명에서 2,000명으로 늘었습니다
단, 숫자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듣는 사람의 머리가 복잡해진다. 쉽게 이해하도록 간결함을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다.
또렷한 발음은 모음에서 나온다. 기역, 시옷, 히읗 같은 자음을 소리 내며 모음을 제대로 발음하지 않으면, 입안에서 웅얼거리는 말하기가 되기 쉽다. 자음과 함께 아, 오, 우, 이 같은 모음을 또박또박 분명하게 소리내야 발음이 정확해진다. 웅얼거리는 습관을 개선하는 방법은 모음에 따라 입을 크게 움직이며 말하는 것이다. 입 모양을 크게 움직이며 말하면 말을 참 야무지고 시원스럽게 잘한다는 인상을 준다. 성격도 적극적으로 보이고, 상대의 신뢰도 올라간다. 반대로 입안에서 웅얼거리듯 말하면 소극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람들은 상대방의 발음이 정확하게 들리지 않으면 그를 말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또렷하고 정확한 발음은 말 잘하는 사람의 첫 번째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몇 가지 방법만 알고 실천해도 말을 잘한다는 것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첫 번째,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핵심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표현한다. 두 번째, 결론부터 전달하는 두괄식 화법을 사용한다. 세 번째, 3가지로 요약해서 듣는 사람의 집중을 유도한다. 네 번째, 상황을 ‘숫자’로 설명해서 정보를 구체화시킨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입안에서 웅얼웅얼하지 않고 또렷한 발음으로 말한다.
이제 어렵기만 했던 말하기에 자신감이 생겼기를 바란다. 이 세상에는 부러운 사람이 있을 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꾸준히 연습한다면, 당신도 누군가에게 부러운 사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