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책 출간이 늦어졌다. 출판사와의 첫 미팅에 담당 이사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책 출판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아요. 원고도 이미 주셨고 양도 충분하니 늦어도 8월 말에는 나올 겁니다."
출간을 결심하고 그 과정들을 기록하다 보면 서점에 책이 진열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던 브런치북 연재였다. 그러나 세상 일은 언제나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았고 나의 첫 번째 책도 그러했다. 출판사에 내부 사정이 생겼다고 했다. 조직 개편이 있었다고 했고 이후 담당자는 퇴사를 했다. 출간 프로젝트 진행에 빨간불이 들어온 게 분명했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예산 집행이 딜레이가 된 듯 보였기에 다그치지 않고 마냥 기다렸다. 한 달에 한 번 일정 공유를 부탁드리는 문자를 드렸으나 번번히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새로운 편집 담당이 연락을 줄 거라는 기대를 했으나 끝끝내 정해지지 않았다. 책이 서점에 진열되고도 출판사에서는 작가에게 연락을 주지 않았다. 지인이 먼저 발견하고 나에게 연락을 취해오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다.
생각보다 짜릿하거나 설레이는 출간의 과정은 안타깝게도 경험하지 못했다. 원고를 발송하면 편집자와 함께 책을 재구성하고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처음이었기에 편집자에 기대고도 싶었고 도움을 절실하게도 받고도 싶었다. 첫 미팅 당시 원고의 양은 충분하다고 했기에 그런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레이아웃을 잡고 보니 책이 너무 작았고 페이지도 적다고 하며 호들갑을 떨어온 건 출판사였다. 출간 일정이 뒤로 계속 밀렸기에 원고를 늘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게다가 매일 같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나에게 글을 쓰는 건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사전에 함께 협의를 해 나갔더나면 후에 찾아올 당황스러운 사건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급하게 진행이 되어야 한다고 했기에 레이아웃을 바꾸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얘기해 보았다. 알아보겠다는 말을 끝으로 담당 이사는 전화를 끊었다. 며칠 후 바뀐 레이아웃의 내지 파일을 받았다. 책 사이즈는 조금 키워졌고 페이지도 더 늘어나게 되었다. 원고를 발송하고 당선이 된 5월 말부터 서점에 책이 진열된 12월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길고 긴 6개월의 시간이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했음에 기쁨보다는 아쉬움의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그렇기에 다음의 출간을 목표로 다시 달려보고자 한다. 처음 목표했던 동화책을 내는 것이 다음의 결승선이 되어 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어 쓰기 시작했다. 내가 쓴 동화를 어느때보다도 유쾌하고 즐겁게 들어주는 아이들의 태도에 몇 번씩이나 감동을 받았다. 그때 받았던 마음이 연료가 되어 계속 쓸 수 있었다. 또래보다 빠르게 잃어야 했던 동심을 다시 찾을 수 있어 행복해지기까지 했다. 동화 쓰기는 아이들의 피드백 덕에 어느덧 5편의 단편이 완성 되었고, 1편의 장편은 20% 정도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다시 들여다 볼 때마다 수정 사항이 생기는 어설픈 동화 작가 지망생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는 동화 쓰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어 사이버대학 문예창작과도, 8~10회 가량 진행하는 신춘문예 작가들의 특강 수업도 꽤 오랫동안 알아보았다. 하지만 조인할 수 없는 다양한 사정들이 자꾸만 여기저기서 튀어 나왔다. 결국 다양한 동화책을 읽으며 다른 이들의 쓰기 기법과 상상력을 배우는 방법을 택해야 했다. 매주 아이들과 도서관을 다니며 30~40권의 어린이 책을 빌려오기에 자원은 아주 무궁무진했다. 가끔 10년차 이상의 동화 작가들이 쓴 동화 쓰기 단편집을 보고 또 보며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한 방법을 터득해가는 중이다. 동화작가 김경옥님은 '인생의 승자는 결국 그 바닥에서 버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만만하게 생각하고 도전해보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질기도록 버텨볼 계획이다. 버티기는 내가 가장 잘하는 분야 중 하나이기에 멈추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볼 계획이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약 3개월만에 저의 첫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슬펐고, 아팠고, 기뻤고, 행복했던 다양한 감정들을 책 한 권에 녹여내며 울고 웃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쓰다 보니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었고, 쓰다 보니 에세이 작가가 되었습니다. 주변으로부터 많은 많은 연락을 받는 요즘입니다. 책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담아 두었던 상처들이 떠올라 그 슬픔의 조각들을 모으고 모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말입니다. 상처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놓을 용기가 제법 멋지다며 좋은 평을 전해준 저의 지인들 뿐 아니라 브런치스토리에서 왕성하게 활동중인 작가님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쌍둥이 아들을 키우고 있으며 한국일보에서 칼럼을 연재할 정도로 필력이 대단하신 분입니다. 자녀 교육을 위한 지침서를 출간하신 이력이 있고, 브런치 구독자만 4천명이 넘는 인기 작가님이랍니다. 제 출간 소식에 흔쾌히 서평을 써 주시겠다며 초보 작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해주신 정말 멋진 분입니다.
시, 에세이, 소설을 단숨에 써 내려갈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작가님입니다. 세 가지 장르를 넘나드는 대단한 재능입니다. 제게는 없는 능력을 지닌 작가님의 탤런트가 정말로 부럽기만 합니다. 가족, 추억, 인생, 자아를 주제로 한 시집을 출간한 이력이 있습니다. 짙은 여운을 남기는 그녀의 작품들은 언제 만나도 기쁘기만 합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시고자 했던 위 두분의 작가님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따스한 작가님들의 마음 덕에 매서운 바람과 추위도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들의 서평을 받고 나니 쓰기에 더욱 정진하고픈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덕분입니다. 다시한번 진심을 다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저의 첫 브런치 북이었던 < 쓰다 보니 작가가 되었습니다 >는 이번 업로드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끝내고자 합니다. 초보 작가였던 저를 반겨주시고, 어쭙잖은 저의 글에 공감해 주시고, 제 첫 에세이집의 출간을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음을 전해주셨던 모든 분들의 가정에 안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을 다해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