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봉에 매달리기- 재밌지만 여전히 어렵다~~
"저 못 할 것 같은데요"
10초만 매달리자는 혁코치님의 조언에 10초가 20초가 되고 30초가 되고 그렇게 늘어났다.
매달리는 연습을 하고 와드는 TRX.
그런데 어느날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들어온지 며칠 안되는 젊은 여자친구가 내 파트너가 됐다. 그동안 pull up 대신 TRX를 했다.
TRX도 간신히 하는 중이었는데 그날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결국 얼결에 밴드 걸고 band pull up을 하게 됐다.
초록색 밴드랑 보라색 밴드 걸고 pull up하기!
문제는 내가 다리를 올려도 밴드에 발이 걸리지 않았다.
키도 작고 다리도 안 찢어지고 혼자 밴드에 발 거는 법조차 모를 때였다.
풀업을 꼭 하고 싶었던 그분은 내 차례만 되면
미친듯이 달려와 밴드를 당겨서 내가 발을 걸 수 있도록 도와줬다.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미안해서 억지로라도
몸을 끌어올려 밴드 풀 업(band pull up)을 했다. 꾸역꾸역 다 해냈다.
이 후, 그 친구는 내가 여전히 헤매고 있을 때
크로스핏 2주가 채 되지 않는 순간부터 힘캐하는 젊은 20대 친구들과 어울려 나날이 일취월장.
지금은 고인물이 되어 계속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중이다.
1. Strict pull-up 대신 Band pull-up / Band pull-up 대신 TRX/
Kipping Band Pull-Up 대신 strict band pull-up
(쉽게 말하면 턱걸이-턱걸이에 밴드를 걸고 하는 것인데. 밴드는 두꺼운 것부터 얇은 것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초보자는 두꺼운 것 여러 개 걸고 하면 된다. 그러다 점차 근육이 강화되면 오로지 팔과 등 근육의 힘으로 당겨 올리면 된다. 이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날만! 얼결에 pull up이 됐다.
이후 한동안(5달정도?) TRX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날은 그냥 나도 제 정신이 아니였나보다.
그저 민폐가 되지 않겠다는 몸부림이였다.
밴드를 잡아주는데 미안해서라도 억지로 몸을 끌어올려 당겨야했다. 초인적인 힘이었다.
철봉에 매달리는 게 가능하면서부턴 드디어 레그레이즈(leg-raise).
처음엔 Pull-up이 나오면 수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자꾸 멀찍이서 구경만 하게 된다.
다행히 조금씩 친해졌던 여자회원분이 있었는데 그립장비를 추천해줬고 밴드를 잡아주며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수업 후 매일 땡땡한 초록색밴드와 보라색밴드를 걸고 풀업을 연습했다. 밴드에 다리를 걸기 위해 힘껏 다리를 찢어 어찌저찌 걸었다. 지금은 발 거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됐다. 초록색밴드는 진작에 팽하고 보라색 밴드와 얇은 밴드를 걸고 strict band pull-up을 한다.
키핑밴드풀업을 하고 싶은데 자세가 쉽지 않아 연습 중이고 이것도 많이 하면 push up처럼 어깨통증이 심해져서 연습 때만 하고 와드는 되도록 안전하게 strict로 한다.
2. 토투바 대신 레그레이즈/머슬업 대신 박스 위에서 jump/머슬업 대신 band strict pull-up
토투바나 머슬업은 멋진 동작이다.
SNS나 유튜브를 보면 와~~~소리만 나온다.
단체로 합을 맞춰 함께 하면 예술작품이 따로 없다. 함께라서 더 멋있는!
보고 있으면 시간이 훅~지나가는 것도 모른다.
철봉과 관계된 SNS를 보는 것은 즐겁다.
경이로움에 감탄이 나오고 가끔 나이 드신 외국할머니들의 머슬업을 보면 언젠가 나도 저게 가능할까 상상을 해본다. 현실은 짧은 다리에 점프가 약한 나는 박스 위에서 뛰어도 얼굴만 빼꼼! 아쉬움만 한 가득.
그나마 다행이라면 토투바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50%부족한!
거의 될 것 같은데 닿을 듯 말 듯.
이래서 머슬업은 어느 세월에...
링 머슬업도 하고 싶은데...
늦지만 조금씩 발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크로스핏을 계속 사랑하고 즐기고 싶은 마음 뿐이다.
천천히 한 발 한 발 변화되는 모습에
'잊어버렸던 나를 찾는 하루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