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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농장금 Jun 19. 2023

타이중 당일치기 근교여행, 일월담 호수

대만 8경의 아름다움에 빠지다

    일월담은 한자로 풀어보면 해와 달을 품은 호수로, 과거에는 서쪽의 호수가 해의 모양을 동쪽의 호수가 초승달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산에 둘러 싸여 있는 호수로 그 풍경이 아름다워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대만인들도 정말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또한 일월담과 양떼목장으로 유명한 청경농장 (Qing Jing Farm)을 한꺼번에 방문하는 코스도 꽤나 유명하다고 한다.


    처음에 욕심을 조금 내서 두 곳을 모두 방문할까도 생각했었지만 그렇게 되면 일월담도 청경농장도 모두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한 곳을 포기하였다. 조금 고민하긴 했지만 청경농장을 대신해서는 다음에 대관령 양떼 목장을 가는 것으로 결정한 후 일월담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결정하였고, 타이중에서 곧장 일월담을 향하는 직행 버스에 올라탔다.


    2시간 동안 달린 버스는 파란 하늘과 호수가 펼쳐져 있는 일월담으로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5월의 햇볕은 아직까지는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견딜만했다. 특히나 호수를 가로질러 이동하기 위해서는 보트를 타야 했는데, 보트가 달릴 때 불어오는 바람은 정말이지 시원했다.    

Copyright 2023. 농장금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일월담은 굉장히 큰 담수호이기 때문에 호수를 한 바퀴 돌기 위해서 보트, 자전거, 버스, 자동차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었고, 일월담 패스를 구매하면 보트, 자전거, 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도 처음에 지도를 보고서는 모든 교통수단을 탈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보트 정도만 탔다. 자전거를 타기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가 부담스러웠고, 버스를 타자니 시간대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처음 보트를 타고 도착한 곳은 현광사였다. 사실 이곳은 보트를 타면 선택지가 없이 일월담 입구 선착장에서는 바로 현광사로 현광사에서는 그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식으로 운영되었다. 현광사는 5분 정도 남짓 걸어 올라가면 있는 곳으로 삼장법사의 사리를 보관하기 위한 곳이었지만 현재는 그 보다 훨씬 높이 위치한 현장사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사실 이곳 현광사 선착장에는 차예단이라는 찻잎으로 끓인 물에 삶은 계란인데, 꼭 계란 장조림의 색깔 같아서 첫인상은 굉장히 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첫 입을 베어 물고 나니 적당히 짭쪼름하면서도 달콤한 맛도 나는 계란의 맛이 입 안 가득 퍼져나갔다. 그렇게 처음에는 맛만 보려고 샀던 계란 한 알에서 시작해서 한 알만 더를 외치다 결국 세 알을 더 먹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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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간식 아닌 간식을 먹고 다시 보트를 타고 향한 곳은 로프웨이 (Rope Way)를 타고 구족문화촌 (Formosan Aboriginal Culture Village)였다. 로프웨이를 타러 간 이유는 일월담 패스에 티켓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로프웨이를 타러 가는 길이 선착장 꽤나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무더위에 지치기 전에 시원한 차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 왔다. 코로나 이전에는 선착장 주변의 상점과 식당에 관광객들 때문에 북적이던 거리였지만 아직 코로나의 여파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지 식당에는 빈 테이블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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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착장에서 한 참을 걸어 도착한 로프웨이의 승강장에서 우리가 가진 일월담 패스는 구족 문화촌을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족 문화촌은 놀이공원 같은 테마파크라서 내심 궁금하긴 했었는데, 막상 로프웨이만을 타야 한다는 게 뭔가 아쉽기도 했다. 로프웨이는 크리스탈 캐빈과 일반 캐빈이 있었는데, 크리스탈 캐빈의 경우는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발아래로 호수의 풍경과 산을 바라보는 스릴감이 있었다. 


    특히 로프웨이가 꽤나 길어 왕복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일월담 호수를 내려다보는 재미가 꽤나 좋았다. 오후에는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혹여나 로프웨이를 타는 도중에 비가 와서 너무 흔들리지는 않을까 걱정도 했었지만 비 예보는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며 결국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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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담을 여행하면서 다소 아쉬웠던 점은 바로 음식이었다. 현광사가 위치한 선착장에서는 찻 물에 삶은 계란이 전부였고,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 들렀던 이다샤오 (Yidashao)의 경우에도 식당은 많았지만 생각처럼 발길이 닿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2시가 다 되어서야 맨 처음 보트를 탔던 일월담 입구에 위치한 선착장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곳에 타오 (Thao) 스타일의 지역 원주민 음식을 파는 곳이 있어 방문했다. 메뉴는 돼지갈비찜 요리가 메인이고 그 외에 다양한 밑반찬이 밥과 함께 나오는 형태였다. 구글에서는 평점이 애매하고 식당에도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서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게 미안할 정도로 음식이 입에 잘 맞았다. 특히 버섯 무침과 죽순요리는 전라도 어디선가에서 먹어봤을 듯한 맛이었어서 한식을 먹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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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점심까지 먹고 나니 일월담에서 더 이상 갈 곳도 없어지니 아침에 청경농장을 가지 않기 위해 타이중-일월담 왕복 버스표를 끊은 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주변에 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도 뭔가 아쉽고, 자전거를 타자니 너무 뙤약볕이어서 결국 다시 타이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일월담은 오래전부터 꼭 한 번 방문하고 싶었던 곳이었고, 이번 여행 기간에서도 이곳에서 1박을 고려할 정도로 굉장히 기대를 했던 곳이었다. 기대했던 바에 100%를 미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반나절동안 나름 호수의 바람을 즐기며 돌아다닌것에 만족했다. 다음에는 이 곳에서 1박을 하며 석양과 함께 밤하늘의 별들을 보는 것을 다시 버킷 리스트에 담아두며 일월담에 안녕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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