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재라더니. 쉬지 않고 아픈 것 같다. 연초에 무릎이 좀 아프다가, 3차 백신 맞고 한참 또 골골대다 한달만에 확진. 조금 돌아다니나 싶었더니 어깨를 다치더니 주말에 또 넘어져서 같은 쪽 손목도 나갔다. 어깨 통증도 심해졌다. 그 와중에 배달음식을 시켰다가 바로 장염이 왔다. 바쁜 시기가 시작돼서 휴가는 못 내고, 어찌저찌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을 이용해서 병원을 다니지만 사이사이 배가 아프니 죽을 맛이었다. 일도 제대로 안 되고, 운동도 계속 못 갔다. 그 와중에 장염인 김에 살이나 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가 참 별로였고. 가서 하체운동이라도 하는게 나을까 싶었지만 의사가 통증이 있으면 어차피 근육이 안 생긴다고, 쉬지 않으면 더 찢어져서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던 말을 핑계삼아 탱자탱자 누워 보냈다. 덕분에 회사 헬스장이 2년 반만에 연 지 2주가 됐는데도 아직 문을 밟아보지 못 했다. 이번 주에는 진짜 가긴 해야겠다.
2.
누워서 온갖 글을 봤다. 사실 지금 삐끗해서 손목과 엄지도 아파 폰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긴 한데, 잠은 아프다고 오히려 덜 자고(자세를 바꾸면 통증이 생겨서 깬다) 퇴근하고 내내 폰만 보고 있었다. 간만에 밀리도 보고 브런치도 보고... 카카오뷰가 싫어서 업데이트를 안 하다가 카카오페이 송금을 받을 수 없대서 결국 몇달 만에 업데이트를 했더니 불편해서 카톡뉴스는 못 보겠다. 결국 다른 활자를 찾아서 다른 플랫폼만 돌아다니게 됐다. 다양한 분들의 인생 이야기를 엿보다가, 누워만 있는 내 모습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3.
싸이월드가 열렸다. 나는 사실 싸이는 별로 안 썼어서 감흥이 따로 없었는데, 나랑 열살 언저리로 차이 나는 부서원들은 이십대~삼십대 초반 사진(미혼 사진)에 핫해진 느낌이었다. 분명 지금의 나랑 거의 동갑에 가까운 나이들일 텐데, 어쩜 생기있고 예쁘신지 신기했다. 나는 결혼도 안 했는데 왜 벌써 유부남녀들과 비슷한 수준인가ㅋㅋㅋㅋ 아 물론, 예전 회사처럼 화장 안한다고 정장 제대로 안 입었다고 한 소리 듣는다거나 치마길이로 후배한테 한 소리를 하라거나 학생처럼 머리 기르지 말라거나... 그런 외모 지적은 없어서 좋긴 하다. 음. 역시 편한 게 낫다.
4.
그래도 어쨌든 새로 한 주가 시작되었고, 통증도 줄어 가니까 슬슬 다시 움직이거나 해야지. 이번 주는 소소하게 목표도 세워 볼 거다.
- 10시에는 침대에 누워서, 11시 전에 자기
- 아침 공복에 인바디 1회
- 매일 요거트 챙겨 먹기
- 3번 이상 스트레칭 하기
- 다음 날 입을 옷 챙겨 놓기
5.
그래도 나름대로 칭찬할 일이 있다면, 적어도 설거지는 그 날을 넘길 때까지 두지 않았고 식재료도 거의 다 사용했다. 장염 퇴치를 위해 요거트를 열심히 챙겨 먹기도 했다. 일요일 저녁에는 나름 언니를 꼬셔서 유투브를 틀어 놓고 20분 정도 스트레칭도 했다. 한의원이나 물리치료 등등 포함해서 거의 매일 어깨를 치료하러 다니기도 했다. 일요일 빼고는 만보도 매일 채웠다. 아, 어버이날 밥상에 쏨땀과 그린커리를 하기도 했다.
반성할 점은... 누워만 지낸 거랑, 아프다고 계속 일 미룬 것, 장염 좀 낫자마자 청첩장 받으러 가서 술 마신 것, 손목 안 쉬고 휴대폰 열심히 한 것. 얼음찜질 안 한 것. 운동화 핑계대고 운동 안 간 것...?
+
깍지의 습격을 몰아냈더니 주말 지나고 오니까 진디가 습격했다. 모종 들여올 때 날벌레가 좀 있더니 알을 깠나 보다. 손으로 열심히 죽이다가 진디 약도 조금 뿌리긴 했는데, 몇 마리 살아있길래 아침에 또 몇 마리 죽이다 왔다. 어쩐지 모종들이 잘 안 크더라. 어린 잎 뒤에 모여 버티고 있는 꼴을 보니 화가 났다. 목요일 밤에 물 주고 주말 지나고 오면 우리 애들이 많이 클 줄 알았는데, 남의 애 배나 불리고 있었다니. 오늘도 퇴근하고 최대한 살피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