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한내천
사방에서 꽃잔치가 벌어져 나는 잔치 속으로 걸어갔는데, 순간 그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생기가 넘치고 색이 선명해진 것은 비 덕분이었다. 축제라고 해도 행사를 하지 않으면 어떠랴. 나무에서 돋아난 꽃들은 잔치가 한창이었다. 북적거림과 소란스럼이 빠져 흥이 나고, 한편 운치가 있었다.
하늘이 흐려도 꽃은 예쁘기만 하다. 조도의 차이가 꽃의 아름다움에 지장을 주지 못했다. 밝을 때나 어두울 때의 조도차이라는 것은 너네들의 잣대일 뿐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연두색과 흰색, 같은 흰색이라고 하기에는 또 다른 흰색, 그리고 노란색. 꽃이 지닌 빛깔은 눈에만 닮을 수 있지 감히 흉내 낼 수가 없다. 연두색, 흰색, 노란색.... 우리가 지어낸 말이 무색하다. 자연의 색은 말에 담기지 않았다.
꽃이 진다, 꽃이.
바람이 분다, 바람이.
바람이 꽃을 흔든다.
바람 따라 꽃이 떠난다, 먼 길을.
비오니 책이나 읽자고 도서관에 갔었는데... 책이 아니라 꽃만 실컷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괜찮았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