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ME ME #3
선아 씨는 나를 자꾸 가늘게 한다
와이어 든 브라에 갇힌 갈비뼈
숨이 들어가지 않아 찌그러진 캔처럼 흉하게
선아 씨는 나를 자꾸 졸라맨다
키에 맞는 사이즈의 치마
종아리까지 필히 덮어 보이지 않게
선아 씨는 나를 자꾸 밝히지 못하게 한다
받고도 막상 입에 담지 못하는 이름
바라는 때 바라는 누군가에게 내가 나라고
밤마다 목을 향해 겨눈다
부엌에 얌전히 꽂혀있는 칼을 몇 번이나 뽑아 몽상 속에서
내 목에 댔다 선아 씨 목을 가리킬 뻔하다
그래도 차마 그럴 수는 없어 다시 내 목에
– 소녀는 그녀를 죽도록 아프게 하는 모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 –
선아 씨를 죽여야 통통해지는데
물에 빠지고도 한 밤이 지나서야 형체를 되찾는 건고사리
그래야
내가 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