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공간으로 떠나는 미식 여행
"요즘엔 여권 없이도 해외여행 간다더라?"
코로나가 끝난 2023년은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를 푸는 '보복여행의 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죠. 일본, 베트남 등 비교적 가까운 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호주 등 장거리 여행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고물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경제적 불황으로 인해 소비 활동을 자제하거나 절약하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휴가철임에도 비싸진 숙박과 항공료 때문에 휴가를 포기하는 ‘휴포족’이 등장하기도 했죠.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여행을 경험한 사람들은 더욱 특별한 여행을 찾게 되고, 여행을 가지 못한 사람은 여행을 대체할 다른 무언가를 찾게 되었어요.
이를 놓칠세라 식품외식업계는 해외 현지의 맛과 정취를 그대로 구현한 제품과 공간을 만들며 해외여행을 대체할 '푸드트립' 트렌드로 대중들을 공략하고 있어요. 가게의 익스테리어(exterior)부터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가구, 소품, 식기, 유니폼까지. 여기가 한국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현지의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컨셉의 공간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죠. 가본 적도 없는 나라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요?
현지의 맛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해외 맛집 메뉴를 그대로 구현한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어요. LF푸드는 프리미엄 일식 브랜드 하코야의 '하코야 삿포로식 샐러드 라멘' 등을 론칭하며 삿포로 이자카야의 인기 메뉴를 기반으로 재료 본연의 담백한 맛을 선보였어요.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 또한 4월 이달의 맛으로 일본 여행 필수 기념품, 도쿄 바나나를 구현해냈죠. 이렇게 비싼 항공료를 지불할 필요 없이, 해외의 맛과 품질, 감성까지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어 앞으로도 우리 식탁이 좀 더 다채로워질 것 같아요.
마음과는 달리 지갑 사정도, 시간 내기도 어려운 현대인들을 위해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베트남으로 훌쩍 떠날 수 있는 국내 맛집들을 알아보았어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음식,
맛부터 분위기까지 그대로 재현한 공간으로
특별하고도 가성비 있는 미식 여행 한번 떠나볼까요?
<INDEX>
1) 일본 장인이 운영하는 80년대 레트로 가정식, 애니시
2) 프랑스 대저택에서 즐기는 브런치, 콘드에뻬뻬
3) 남부 이탈리아의 향수가 가득, 바이더씨
4) 용리단길에서 만나는 베트남 골목식당, 효뜨
일본 현지 장인의 로스팅과 수제케이크, 가정식까지
at 애니시 えにし
“이랏샤이마세(いらっしゃいませ)! 나지막한 목소리로 환영의 인사를 건네는 이곳은 일본 고유어로 ‘인연’이라는 뜻을 지닌 포항의 <애니시>입니다. 평범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잡은 이곳은 일본인 사장님이 직접 로스팅한 핸드드립 커피와 수제 치즈케이크, 다양한 일본 가정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예요. 레트로 감성 낭낭한 80년대 일본의 시티팝이 흘러나오고, 빈티지한 갈색의 가죽 의자와 앤틱한 꽃무늬 커피잔까지! 더군다나 이곳은 일본인 손님들에게 소문난 아지트이기도 해요. 곳곳에서 들려오는 일본어 대화 소리는 이 공간이 단순한 ‘컨셉’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죠. 소바, 카레부터 나폴리탄 파스타와 규동까지. 흔한 것 같지만 흔하지 않은 일본의 ‘평범한 가정식’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아요. 포항에서 소문난 미식가들은 다 아는 숨겨진 맛집으로, 특히나 ‘카레우동’이 정말 맛있는 곳이랍니다. 게다가 사장님께서 직접 내려주신 핸드드립 커피에 설탕을 조금 넣어 숟가락으로 휘휘 저은 다음 마시는 첫 모금은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네요. 수제 치즈케이크, 커피 푸딩과의 궁합도 너무 좋았고요. 어쩌다 포항과 인연이 닿아 자리 잡게 된 동경 장인의 애정어린 공간 <애니시>. 한국에서 이곳만큼 ‘일본스러운’ 공간이 있을까요?“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학전로 142 1층 애니시
영업시간 월~일 11:00~22:00 (화 휴무)
인스타그램 @enishi.korea
우리의 인생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줄 소금과 후추 한 꼬집!
at 콘드에뻬뻬 corned e pepe
“'A pinch of salt can bring out the sweetness of life!'. 한 꼬집의 소금이, 음식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프랑스어로 ‘소금과 후추’를 뜻하는 <콘드에뻬뻬(corned e pepe)>는 맛있는 음식과 휴식으로 우리의 삶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줘요. 높은 층고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꽃과 나비가 가득한 정원의 테라스까지, 프랑스 대저택에서 한 끼를 즐긴다면 이런 기분일까요. 비행기로 14시간이 걸리지만, 사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프랑스를 찾은 걸지도 몰라요. 매장도 내부 좌석을 여유롭게 운영하고 있어서, 차분하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었구요. 평소라면 무조건 메인디쉬를 먹고 난 뒤 디저트를 주문하지만, 오늘은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어서 특별히 ‘페페 아이스크림’을 먼저 먹어봤어요. 그런데 이곳, 아이스크림에 진심이네요!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고소한 올리브오일과 알싸한 후추, 그리고 소금을 뿌려서 아이스크림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냈어요. 소금과 후추 한 꼬집으로 얻은 행복이라 더 달콤하게 느껴지던 거 있죠? 지친 일상 속 달콤한 여행을 경험하고 싶다면, 날이 더 더워지기 전에, 연인과 친구, 아이와 강아지와 함께 <콘드에뻬뻬>의 프랑스풍 테라스에서 여유로운 브런치를 즐겨보세요!“
주소 서울 중구 장충단로8길 21 1층
영업시간 월~일 11:00~22:00 (B.T 15:00~17:00 | 목 휴무)
인스타그램 @corned.e.pepe
봄바람도 이탈리아 해변의 바닷바람으로 바꿔주는 곳
at 바이더씨 bythesea
"서울시 이탈리아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권 없이도 지중해의 따스하고 여유로운 감성을 즐길 수 있는 <바이더씨>, 알고 계셨나요? 서울의 중심, 명동에 위치한 이곳은 남부 이탈리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외관부터가 범상치 않은 곳이에요. 테라스 좌석, 레몬 나무, 미니 분수 등 매장 곳곳에 이국적인 느낌을 한껏 담고 있죠. 해물튀김, 카치오에페페, 포르케타 등 메뉴까지도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요. 식전빵으로 나오는 포카치아도 매장에서 직접 굽고, 부라타 치즈도 수제로 만드셔서 그런지 더 신선하고 맛있더라구요. 미슐랭 출신 셰프님이 계시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음식들보다 조금 더 맛있는 느낌이?! 글라스 와인도 꽤 다양하고, 와인리스트도 훌륭해서 음식과 페어링해서 즐기기에도 좋았어요.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소믈리에분도 계셔서 음식과 와인에 대해 잘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어요. 식사를 마치면 리몬첼로, 아마로, 그라파 중 1잔을 식후주로 제공해 주는데요. 이렇게 마지막까지 이탈리아의 감성을 놓치지 않는 세심함이 돋보였어요. 일상 속 잠깐의 여행으로도, 혹은 분위기 좋은 데이트 장소로도 훌륭하답니다!"
주소 서울 중구 명동8가길 47 1층
영업시간 화~토 17:00~24:00 (L.O 22:20)
인스타그램 @strangeplace.bythesea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진한 베트남의 향기, 이게 찐(Authentic)이죠!
at 효뜨 hieutu
“현지인 주방장이 직접 베트남 요리를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 용리단길의 효뜨. 마치 이곳만 베트남인 것 마냥 모든 것들을 현지 그대로 구현해 놓았어요. 입구에 붙여져 있는 베트남 메뉴 현수막과 테라스에서 먹는 작은 노포 식탁은 정말 베트남의 노상 쌀국수집 그 자체죠. 심지어 매장 내부에 들어가면 베트남 향신료와 식자재를 팔고 있어 방문하는 이들로 하여금 베트남의 향기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답니다. 시그니쳐 메뉴인 효뜨 쌀국수는 새콤 매콤한 국물 맛이 일품이에요. 한국의 것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완전 이색적인 향과 맛! 공심채 조개볶음은 센 불에 빠르게 볶아내어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예술이에요. 특히 마늘향도 은은하게 나는 게 익숙한 맛이면서도 색다른 맛이었어요. 이외에도 짭쪼롬한 돼지고기와 열무를 볶은 열무 에그누들 볶음면과 돼지볶음에 마늘과 고추를 더해 풍미를 살린 돼지고기 덮밥도 베트남 현지에서 먹는 그 맛 그대로였답니다! 여름에 펼쳐지는 건물 앞 야장은 효뜨만의 필수 코스이니 이번 년도 방문 필수!”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40가길 6 1층 2층
영업시간 월~일 11:30~21:00
인스타그램 @hieutu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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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ing_fry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