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라잉 Feb 05. 2024

귀여운 음식이 세상을 구한다

귀여운 건 잘 팔려요...지갑 열리는 마케팅


"음식에 눈, 코, 입을 붙이니 뜻밖의 수요가 폭발!"



<사진=에버랜드> 푸바오


푸바오를 보러 에버랜드 오픈런을 하는, 지금은 바야흐로 귀여움의 시대에요. 귀여움을 거부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해요. 과학적으로 말이죠. ‘귀여움 이론’의 창시자인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에 따르면 귀여운 것들은 우리 뇌에 사랑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과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을 분비시킨다고 해요. 영국 리즈 대학에서도 귀여움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죠. 귀여운 것은 그 자체만으로 우릴 행복하게 하니, 필연적으로 사랑받을 수밖에요!


<사진=크리스피크림도넛> 스트로베리 프렌즈, <사진=왕가탕후루> 산타탕후루, <사진=스타벅스코리아> 눈사람 바움쿠헨


귀여움 앞에서 우리는 남녀노소 무장해제가 되어버리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는 곧 기꺼이 지갑을 여는 동기가 되고요.

A) 이거 왜 사?

B) 귀엽잖아~

귀여움, 이것은 확실히 '돈'이 됩니다.


<사진=롯데홈쇼핑> 초대형 벨리곰


3B(Baby, Beauty, Beast)의 법칙처럼 마케팅에서 귀여움의 속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에요. 롯데가 15m 초대형 벨리곰을 롯데월드타워·몰 앞 잔디광장에 전시하면 구름 인파가 몰리는 것처럼 말이죠. 놀랍게도 이 규모는 지난 2년간 약 700만 명에 달했고, 굿즈 판매와 브랜드 협업 등으로 만든 매출은 2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해요!


트렌드에 뒤쳐질 새라 오프라인 외식업장들도 하나 둘 키치(kitch)한 메뉴들을 선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의 전략은 꽤나 단순하고 직관적이에요. 그저 평범한 메뉴에 ‘눈코입’을 그려넣는 것이죠! 점 몇 개 콕콕, 선 몇 개 슥슥 그려넣었을 뿐인데 금새 인간계를 뛰어넘은 ‘갓(god)귀’ 메뉴가 탄생해요. 특별한 스토리텔링이나 세계관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매장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귀여운 플레이팅, 그 자체가 고(高) 도파민인거죠!


기존 메뉴에 큐티(cute)함을 더해 '신메뉴 개발 효과'를 내는

단순하지만 영리한 오프라인 외식업장의 '귀요미 마케팅'.

한 끗 차이로 레벨업 한 큐티뽀짝 메뉴들을 아래서 확인해 보세요!




<Index>
1) 깨물어버리고 싶은 시바당고가 살아요, 유영(游泳)
2) 오니기리와 사라다가 주는 소확행, 프레고클럽
3) 카레집인데 소품샵 같은 이 곳, 심두
4) 귀여움에 녹아내린 곰돌이 샤브샤브, 안녕쿠마



유영(游泳) | 깨물어도 되는 귀여움

디저트로 비로소 완성되는 공간의 무드


시바당고




at 유영(游泳)

"빈티지한 무드가 이곳저곳에 묻어있는 카페 유영(游泳)은 '꽤나 괜찮은 여러분의 아지트가 되고 싶은' 사장님의 마음이 물씬 느껴지는 편안하고 따스한 공간이에요. 할머니의 옷장을 보는 듯한 오브제와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옛 감성의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맛있는 커피 한 잔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죠. 생각을 잠시 덜어내고 물 속에서 유영하듯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참 인상적인 곳이었어요. 그리고 이 소소한 분위기는 이곳의 시그니처 디저트인 '시바당고'로 비로소 완성됩니다. 공간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 조각인 셈이죠. 귀여운 걸 보면 ‘깨물어버리고 싶다’는 표현을 많이들 쓰죠. 유영(游泳)이 준비한 ‘시바당고'의 쫀득한 볼과 단짠단짠 소스로 물든 귀... 이건 깨물어도 됩니다! 귀여운 디저트를 보며 행복해하는 손님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평범한 메뉴에 ‘눈코입’을 붙이는 이유를 단숨에 알겠더라고요. 이 디저트만으로 누군가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기도, 과거의 기억을 재발견하기도 하며 ‘삶을 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라는 공간의 메시지를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겠더라고요.”


주소 대구 북구 복현로 27

영업시간 월~일 12:00~21:00 (수 휴무)

인스타그램 @youyoung_cafe




프레고클럽 | 포크로 찍고 싶은 하찮음

오니기리와 사라다가 주는 소확행


오니기리, 포테토 사라다




at 프레고클럽

Prego! 이탈리아어로 ‘어서 와’라는 뜻을 가진 단어예요. 요즘같이 노키즈존과 노펫존이 흔한 핫플에서, 상호에 걸맞게 아이와 반려동물까지 반기는 가게랍니다. 도쿄대 근처 작은 이탈리아 식당을 추억하는 마음으로 만든 이곳은, 그야말로 서울 속 작은 일본이에요. 프레고클럽의 고양이 마스코트는 가게의 벽 곳곳뿐만 아니라 천장에까지 그려져 있어요. 소품도 하나하나가 정성스레 배치되어 있어서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눈이 돌아간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눈돌아가는 건 바로 사이드 메뉴들이에요. 후덕한 눈사람 모양의 포테토 사라다와 하찮은 오니기리는 오로지 깨와 명란만으로 숨결이 불어넣어진 친구들이죠. 귀여운 것만 보면 깨물고 꼬집고 싶은 귀여운 공격성(cute aggression), 저격 대 성공입니다. 저도 모르게 포크로 눌러버린 거 있죠! 게다가 가격도 각각 6,000원, 3,000원이라 부담 없이 시키기 딱이에요. 즉, 메인 메뉴를 시키도록 유도하는 미끼상품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면서, 테이블 단가도 자연스레 올려주지요. 손님과 사장님 모두를 만족시키는 귀여운 효자들이네요. 2월은 프레고클럽에서 맛본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으로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겠어요.”


주소 서울 성동구 상원2길 1-10 지하1층

영업시간 월~일 11:30~21:00 (수 휴무)

인스타그램 @pregoclub_




심두 | 수제 커리? 그러든가 말든가!

미술작가가 운영하는 심드렁한 공간


심드렁 쿠키, 시금치 커리, 심두 선데




at 심두

“미술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사장님이 정성스레 만든 수제 커리와, 버터 쿠키가 메인인 곳이에요. 깔끔하고 소박한 가게엔 묘한 편안함과 귀여움이 가득합니다. 지친 현대인의 심드렁한 표정을 담은 캐릭터가 반겨주고 있지요. ‘그러든가 말든가’ 하는 지친 표정이지만 보다 보면 그 매력에 자연스레 웃음이 나와요. 심두는 원래 카페로 시작한 가게인 만큼 선데와 쿠키로 유명해요. 쫀득한 바닐라 젤라또 베이스의 선데도, 귀여운 비주얼에 오독오독한 식감이 매력인 버터 쿠키도 맛이 없을 수가 없죠. 이곳의 식사 메뉴는 단 하나, 수제 커리에요. 코로나로 영업 제한이 생겼을 때, 조금 더 오래 운영하기 위해 추가한 메뉴이자 전략입니다. 커리에 올라가는 밥을 둥글게 뭉쳐 심드렁한 표정을 입힌 게 이 가게만의 포인트! 시금치 커리, 버섯 크림 커리 등 매달 바뀌는 커리 정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작은 공간이라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주소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82 2층 202호

영업시간 수~일 12:00~17:00

인스타그램 @simdelung_cookiebar




안녕쿠마 | 귀여움에 미소 짓게 만드는 너란 녀석

눈과 입이 즐거운 이벤트가 필요할 때, 곰돌이 온천 샤브샤브

쿠마짱 온천 샤브샤브, 딸기 푸냥이와 신선한 채소들




at 안녕쿠마

“보이는 게 맛이다. 평범한 샤브샤브에 귀여움 한 스푼을 더했더니, 특별한 메뉴가 된 ‘쿠마쨩 온천 샤브샤브’와 ‘푸냥이’. 안녕쿠마는 ‘귀여움’으로 시각적 차별화를 이뤄내, 저희에게 ‘새로운 경험’과 ‘시각적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어요. 또한 혼자 먹기 힘든 냄비 요리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1인분 단위로 판매하는 것도 매우 전략적이랍니다. 피부에 좋은 콜라겐 육수를 탱글탱글한 곰돌이 모양으로 만들어낸 샤브샤브는 시로(소 사골 육수), 마라, 스키야키 총 세 가지로 제공돼요. 매일 육수를 곰돌이 모양틀에 하나하나 부어, 제대로 된 곰돌이 형태를 갖추게 한 이 작은 ‘디테일’이 쿠마쨩의 인기 비결이라고 볼 수 있어요. 또한 선택한 육수에 따라 색상이 바뀌는 곰돌이가 식탁의 색감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 보는 즐거움을 한 층 더 높여준답니다. 안녕쿠마의 디저트 메뉴인 ‘푸냥이(고양이 모양의 푸딩)’도 부담없는 5천원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어, 귀여움을 한번 더 ‘경험’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랍니다. 자연스레 사진부터 찍게 되는 치명적인 비주얼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마케팅 제대로 성공한 ‘안녕쿠마’.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전환시킨 이 작은 디테일이, SNS에 제대로 입소문 나게 만든 핵심 전략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주소 서울 관악구 관악로14길 70 지하1층

영업시간 월~일 11:30~22:00

인스타그램 @annyeongkuma





트렌드 맛집에서 지식을 뽐내고 싶다면

@trying_frying


매거진의 이전글 뺐더니 더 맛있다! 지금은 '제로'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