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천사를 만난 사람들
이들이 겪는 환상은 모두 DMT 때문 일까?
우리는 종종 주변에서 초현실적 초자연적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 증언을 들어보면 정말 믿기가 힘든 신비스러운 경험들인데요. 오늘 말씀드릴 체험들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신이나 천사를 만났다는 경험 또는 성모 마리아 발현이라든가 한국의 무속인들이 말하는 신내림과 같은 현상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부류는 조금 다른 경험으로 일시적인 심정지로 사망했다가 깨어났다고 하는 사람들의 기억입니다. 이를 근사체험 또는 임사체험이라고 하지요. 근사체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이 사망하자 영혼이 육체에서 빠져나와 알 수 없는 안내자의 이끌림으로 아득한 터널을 통과했다고 말합니다.
거짓말 같지만 너무나도 진지한 이들의 이야기는 그동안 신문기사나 책자로 널리 알려졌고 TV 다큐멘터리 또는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된 바도 있습니다. 이들의 초월적인 체험의 또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당시 누군가를 만났다고 하는 것인데 신 또는 천사, 안내자 등이라고 말합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롤랜드 그리피스 교수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로 있는 롤랜드 그리피스(Roland Griffith) 교수는 오랫동안 마약중독, 우울증에 대한 임상적 연구를 해온 이 분야의 권위자입니다. 지난 2019년에 그의 연구팀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논문 한편을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신을 만났다고 하는 809명의 증인들의 증언과 환각제(사이키델릭)를 복용을 경험한 사람들 삼천 여명의 경험을 비교한 것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 경험이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테오나나카틸(Teonanancatl)이라는 버섯은 중세의 아즈텍 제국에서 전통적인 종교의식에 사용했는데요. 이 버섯은 환각 버섯이라도 하며 정신착란, 환각을 일으키는 실로사이빈(Psilicybin)이 함유되어 있는 버섯입니다. 아즈텍인들은 이 버섯을 '신의 육신'이라고도 부르며 이를 복용하고 영적인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아야후와스카(Ayahouasca)라는 식물도 남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유사한 용도로 사용하는데 DMT (dimethyltryptamine)라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역시 환각을 유발합니다. 현대에 와서 향정신성 마약으로 불법 유통되는 LSD도 강력한 환각제로 알려져 있지요. 인체에 흡수될 때 감각기관으로 동시에 자극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느낌을 받으며 초월적이고 신비로운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고 합니다.
롤랜드 그리피스 박사팀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이들 환각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상당히 뚜렷하게 신적이고 영적인 존재와 대면을 하게 되는데 그 존재는 친절하고 현명하며 어떤 거룩한 존재로서의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피스박사팀은 한 발 더 나아가 그 초점을 아예 DMT에 맞추어 DMT를 복용한 2561명의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2020년도에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DMT라는 물질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이 물질이 마약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자연에 광범위하게 존재할뿐 아니라 특히 인간의 뇌에서도 생성된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설문조사의 결과 놀라운 점은 무신론자들 중 DMT로 환각을 경험한 사람들 2/3 정도가 경험 이후 신의 존재를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그리피스 박사팀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신비적인 경험을 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체험은 어쩌면 뇌에서 비정상으로 발현되는 DMT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근사체험 또한 뇌의 산소부족에 따른 쇼크로 DMT의 생성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떠한 이유에 DMT가 높게 생성되는지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들 초월적인 현상이 뇌의 문제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 되겠죠. 경험을 실제로 하신 분들은 이를 부인할 수도 있겠지만 비과학적인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