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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ott 장건희 Jun 05. 2022

류머티즘이신가요? 칩 하나 심으시죠.

인공 신경자극 신호로 질병을 치료한다.

계속되는 전자기기의 발전으로 한때는 커다랗던 기계들이 점점 작아져 손안에 쏙 들어올만한 작은 크기로 축소되었습니다. 요새는 웨어러블 제품의 각광으로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 시계와 안경이 팔리기 시작했고 제품들이 크기는 더욱 작아졌습니다. 밀리(milli) 단위였던 크기가 이제는 마이크로(micro)를 넘어 나노(nano)로 가고 있죠. 앞으로는 콘택트랜즈를 가공하여 스마트 안경 수준으로 활용한다던지 맨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나노로봇을 만들어 질병 진단과 치료에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노봇(Nanobot)의 상상도 @cnet

질병의 치료를 약이 아닌 전자기기로 해보자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화학물질로 만든 약 대신 전기적 신경자극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온 창의적인 신경외과 의사가 있었습니다. 미국 뉴욕의 파인스타인 의학연구소(Feinstein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의 교수로 있는 케빈 트래이시(Kevin Tracey) 박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원래 트래이시 박사는 류머티즘 등의 염증치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의학자였습니다. 그는 염증을 일으키는데 매개물질인 TNFa의 분비를 억제하는 약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이 자신이 시험하고 있는 약이 뇌신경의 하나인 미주신경 (Vagus Nerve)을 자극하여 TNFa의 분비를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경자극으로 치료가 된다면 화학물질보다 전기적인 자극이 더욱 직접적이고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시험해보기 시작했습니다.

파인스타인 의학 연구소장 케빈 트래이시(Kevin Tracey) @Feinstein Institute

미주신경은 뇌연수에서 나오는 신경섬유로 10만 개 이상의 미세한 신경섬유가 우리 몸, 특히 장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 장기에서 일어나는 일을 뇌에게 알려주고 조절을 받습니다.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트래이시 박사와 같은 과학자들은 미주신경을 통해 특정 신호를 전달하면 비장(지라)에서 조절되는 염증 작용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의 분비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주신경(Vagus nerve) 자극 전자기기의 도식

사실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방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뇌전증(간질) 환자에게 이미 사용되고 있었거든요. 뇌신경을 직접 자극하여 발작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뇌전증 환자에게는 신호를 뇌 쪽(상향)으로 보내야 한다면 트래이시박사팀은 장기 쪽(하향)으로 보내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처음 나온 제품이 비장으로 들어가는 미주신경의 신호를 조절하는 전자기기입니다. 초기 연구에 의하면 미주신경에 전자신호기기를 이식한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약을 복용하지 않고서도 염증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었다고 합니다.

갈바니 바이오전자의 첫 시제품. 스마트폰으로 조절이 가능하며 기기는 무선으로 충전. @Galvani Bioelectronics

트래이시 박사팀의 경의적인 연구결과가 공개되자 수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그중에 가장  관심을 보인 기업이 영국의 다국적 제약사인 GSK 미국의 IT기업 구글이었습니다. 구글은 생명공학  진단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베릴리(Verily)라는 계열사에게 이를 맡겼기고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지원했습니다.   GSK 베릴리는 상용 가능한 시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해 트래이시박사팀의 기술을 확장하여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하여 2016 합작회사로 이탈리아의 생리학자 루이지 갈바니의 이름을 따서 갈바니 바이오전자(Galvani Bioelectronic)라는 회사 세웠습니다. 갈바니 바이오전자의 설립은 바이오 전자공학 (또는 전자 의약학)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금년 1 갈바니 전자가 드디어 류머티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효과가 기대대로 나온다면 앞으로  기술을 적용하여 당뇨병, 심장병  여러 분야에 적용이 되리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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