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해였어
이 거대한 코끼리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물속에 잠긴 것을 보았다. 일몰하기도 한다. 늘 그랬듯이 고의는 아니었을 것이다. 매일 침대 속에서 꺼낸다. 잠깐의 안개와 휩싸일 때도 마치 개미 떼처럼 엉겨 붙는다. 입술에 쌓인다. 사실은 말이지, 종이를 잃어버렸어. 엎드린 씨앗들이 기후를 만든다. 배들은 매일 코끼리를 바다에 버린다. 백지는 도망간다. 비둘기는 산으로 가지 않는다. 상한 부리가 모자를 앓고 있다. 빠져나올 수 없는 세계는 우리의 것. 새들의 노래는 공중을 일으킨다.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끝에 매달려 있다. 누군가의 소음이 되어버린 물방울들. 양이 되어버린 양치기. 녹아내리는 치즈와 몇 마디 대화. 그건 말이지, 정말 오해였어. 코끼리가 식탁 위에 있다. 주름투성이에 결말이 있다. 코끼리 피부 같은 목소리가 납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