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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둥 Apr 27. 2022

친구 맺기

by ㅅㅇㅇ (4세, 2021)


친구 맺기


9:00 AM

이제 갈 시간이야


싫어

안가

집에만 있을래

엄마 하고만 놀래

낯선 아이들이 너무 많아


그래

안락하고 포근한 집과 나를 처음 떠나려니


힘들지

낯설지

두렵지


나는 그런 네가 애처롭고 걱정된다


그러나 너야 보렴


네 작은 마음에선 이미 큰 상상으로 낯선 아이들과의 유쾌한 친구 맺기가 시작되었더라



한겨울에 우뚝 솟은 털모자를 쓴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올망졸망

두 눈은 서로를 향해 반짝이며 빙글빙글

두 팔은 하늘 향해 활짝 다 함께 랄랄라

모두 같이 입 벌리고 재잘재잘 호호호


장 높다란 모자를 쓴 아이는 아래 아이의 머리가 더울까 모자를 벗겨주려 살짝

그 위에 동그란 모자를 쓴 아이는 아래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예쁘다 예쁘다

그 위에서도 도미노처럼 쓰담쓰담 좋아해 좋아해

아래 두 아이도 쓰담쓰담 잘했다 잘했다


맞아

구를 맺을 땐 그렇게 하는 거야


친구가 있는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거야

동글동글 서로를 바라보는 거야

함께 팔 벌리고 하늘을 보는 거야

같이 웃으며 노래를 부르는 거야

친구가 추운지 더운지 살펴주는 거야

예쁘다 

좋아한다

표현해주는 거야

잘했다

칭찬해주는 거야


생각만큼

상상만큼

안될 수도 수도 있지만

계속해보는 거야 

조금씩 더 익숙해지는 거야


너야


너의 첫 친구인 내가 힘을 다해 도와줄게 함께해줄게

그러면서 나도 너와 함께 더 자라 볼게


사실은 나도 여전히 때때로 사람이 낯설고 두렵거든


by ㅇㄷㅎ(41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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