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 솟아오르는 느낌을 찾아서

by 속삭이는 물결

오늘도 평영을 이어서 배울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수영장을 갔다. 샤워장엔 웬일인지 사람들이 적었다. 그러나 수영장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줄 서서 기다리는 구간이 전체 레인의 절반은 차지했다.


음파 발차기 2바퀴, 배영 발차기 2바퀴. 오늘은 킥판 잡고 배영 발차기를 했다. 자유형 팔 돌리기 2바퀴, 배영 팔 돌리기 N바퀴.. 끝없이 배영 팔 돌리기를 연습했다. 선생님이 평영을 가르쳐주시겠지 했는데, 접영 강의가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평영이 가능한 회원 여럿을 유아풀로 데리고 가셨다. 물론 나는 제외다. 선생님은 평영을 배워야 하는 어떤 뉴페이스 아주머니에게 이따가 나와 함께 배영을 가르치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시간이 너무나도 흘렀지만 평영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은 오질 않았다. 수업 시간이 5분, 3분이 남았을 땐 그냥 포기를 했다. 다행인 건 배영 위주로 끝없이 반복 연습하면서, 배영에 제법 익숙해져서 훨씬 편해졌다는 거다.


배영으로 레인 끝까지 갔을 때 선생님이 유아풀에서 돌아오셨다. 수업이 끝나기 1분 전이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레인 끝에 있는 아주머니 한 분을 부르시곤 타일에 걸터앉으라고 하셨다. 발뒤꿈치만 벽에 붙이고 발은 플렉스, 무릎 사이는 머리 하나 들어갈 정도로 벌리고 발끝이 양쪽을 보도록 W 다리를 한다. 거기서 발뒤꿈치를 아래로 향해 찬다. 11자로 도착했을 때는 발 포인하고 3초 기다리기. 나는 어제 버릇대로 계속 플렉스로만 해서 왜 발을 계속 안 펴죠?라는 소리를 들었다. 끝까지 플렉스로 찼다가 순간적으로 포인하는 걸 잘 길들여야 할 것 같다.


이번에는 팔만 타일에 걸치고 벽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기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상체를 더 위쪽으로 들어 올리라고 하셨지만, 나는 이미 발이 닿지 않아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제 여기서 똑같이 발을 차면 된다. 선생님은 자유형이나 배영 연습을 하다가 레인 끝에 사람이 없으면 틈날 때마다 이렇게 벽에 매달려서 연습을 하라고 하셨다. 몸이 나가질 않는 상태에선 킥판 잡고 연습해봤자 소용이 없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발을 찰 때 몸이 흔들리는 게 정상, 아니 몸이 크게 흔들려야 한다고 하셨다.


팔꿈치에 힘을 빼고 그냥 슝 가라앉은 상태에서 발차기를 하니 몸이 위로 솟아올랐다. 선생님은 지금 그 느낌대로 흔들리는 게 맞다고 하셨다. 솟아오르는 느낌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근데 나도 얼른 킥판 잡고 전진하는 연습을 하고 싶은데..


선생님은 발을 쥐어짜는 느낌이 나냐고 물으셨다. 나는 느낌이 난다고 대답하면서 허벅지 안쪽이 아프다고 했다. 이 선생님은 다행히도 허벅지 안쪽이 아픈 건 맞다고 하셨는데, 대신 근육, 힘줄, 뼈 중에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셨다. 근육이 아픈 건 근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 부위를 써서 통증이 생긴 거지만, 힘줄이 아픈 건 너무 힘을 세게 주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내 근육은 쓰레기라 힘줄이 아픈 건지 아닌지 잘 분간이 안 된다. 선생님은 연습 더 하다가 가라고 하시곤 자리를 뜨셨다. 접영 연습자들이 이쪽 풀로 건너와 신나게 접영을 연습하고 있었다.


서서 발차기를 연습하니 다리나 고관절에 별로 무리가 가지 않는 느낌이다. 어제 얻은 근육통 때문에 많이 뻐근하고 뭉치긴 했지만, 그냥 재밌었다!


내전근통은 점점 고관절통이 되었고, 왼다리는 고관절 깊이 어딘가가 아프고 오른 다리는 허벅지 위주로 아프다.


오늘 밤엔 요가와 하체 스트레칭을 했다. 정말 오랜만이다. 허벅지 안쪽이 완전히 단축돼 있는지 내전근 운동을 할 때마다 죽을 맛이었다. 마그네슘도 두 알이나 먹었는데, 왜 얼른 안 낫는 것인지..


이 새벽에 포클레인 소리가 들리네.. 미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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