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카페에서 마신 달콤한 아이스 홍시, 그리고 인생역전의 기회
낙동강 오리알 신세 팀은 쪼개지고, 믿었던 리더들은 떠났다 통장 잔고는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솔직히 한계였다 마음속으론 이미 사직서를 쓰고 있었다 그때 유 부장님, 아니 나에게 코트를 내어줬던 그 형님이 나를 불렀다
"00아, 많이 힘드냐"
평소 같으면 괜찮다고 했을 텐데, 그날은 거짓말이 나오지 않았다
"네 형님... 솔직히 많이 힘듭니다"
그 말 뒤에는 '이제 그만두고 싶습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있었다 형님은 잠시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툭 한마디를 던졌다
"야, 형이 너 굶어 죽게 놔두겠냐? 걱정하지 마라"
그 짧은 한마디가 내 가슴을 쳤다 논리적인 설득도, 화려한 비전 제시도 아니었다 그냥 투박한 그 한마디에서, 나는 설명할 수 없는 '확신'을 느꼈다 '저 사람은 어딜 가도 성공할 사람이다' 그리고 아주 솔직하고 계산적인 마음도 들었다 '내가 지금 힘들다고 도망쳤는데, 만약 저 형님이 나중에 엄청 잘되면? 그때 가서 땅을 치고 후회하면 어쩌지?'
그 두려움 반, 믿음 반으로 나는 퇴사라는 단어를 다시 주머니 깊숙이 쑤셔 넣었다 그래, 한 번만 더 믿고 버텨보자
주말에 형님이 미팅을 하자고 했다 장소는 동네카페였다 형님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나는 내 최애 메뉴인 '아이스 홍시'를 시켰다 시원하고 달달한 홍시 한 입에 긴장이 좀 풀렸다 형님은 거두절미하고 본론을 꺼냈다
"오대리가 관리했던 협약 카페, 그거 이제 네가 맡아라"
귀를 의심했다 오 대리님은 내 윗 사수였고, 그분이 관리하던 카페는 이미 활성화가 잘 된 알짜배기였다 고객 관리도 잘 되어 있어 소개 건도 꾸준히 나오는 곳이었다
"네가 거기서 서비스 최선 다하고 관리만 잘하면, 협약 비용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을 거야"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형님은 더 큰 폭탄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거, 기존 고객 리스트다. 네가 관리해라"
보통 직원이 퇴사하면 그가 관리하던 고객 DB는 팀장이 가져가거나 팀원들에게 조금씩 나눠주는 게 관례다 그런데 형님은 몇몇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고, 무려 90% 이상의 고객을 나에게 몰아주셨다!
집에 돌아와 노트북으로 고객 DB를 정리하였다 마침 연말, 기존 고객들의 재등록 시즌이었다 형님이 넘겨준 고객 수와 재등록 비율, 그리고 협약 카페에서 나올 예상 매출을 더해보았다 대략적으로 계산을 하고 찍힌 숫자를 보고 나는 숨을 멈췄다
'......!'
살면서, 아니 내 사회생활 역사상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급여였다 단순히 '밥벌이' 수준이 아니었다 이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기회였다! 형님은 나에게 단순히 물고기를 준 게 아니었다 물고기가 가득 찬 어장을 통째로 내어준 것이다 믿고, 버텨준 대가치고는 너무나 과분한 선물이었다
"00아, 앞으로 이 시간을 통해서 다시 한번 만들어보자"
카페를 나서며 형님이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나를 이끌어준 형님, 그리고 나에게 온 이 기막힌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면 내 청춘을 다시 걸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아이스 홍시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 뜨거운 열정이 되어 가슴을 채웠다 다시 한번, 나의 열정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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