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아름다운 이유 3
우리는 남들에게 칭찬의 의미로 하는 말은 평가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착하다, 예쁘다, 잘한다 등의 말들은 좋은 의미이기 때문에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나쁜 건 아니지만 때론 그런 말들이 나를 가두기도 한다.
늘 착하다, 착하다 말만 듣다 보면 가끔 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에도 사람들이 나를 나쁘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내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하게 된 적도 있다.
나는 이런 옷을 입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이 너는 다른 옷을 입는 게 더 예뻐, 이런 건 안 어울려라고 해서 결국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못 입은 적도 있다.
넌 이런 거 잘하잖아, 넌 잘하는 사람이야라는 말 때문에 힘들단 말도 못 하고 꾹 참아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이런 나에게 있어서 때론 칭찬이 폭력이 되기도 한다.
워홀에서 알게 된 언니에게 내 고민을 말한 적이 있다. ‘우리 엄마는 저를 너무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때론 그런 과도한 칭찬과 관심이 버겁고 화가 날 때가 있어요.’라고 했다.
보통 이런 말을 하면 다들 엄마들은 원래 그래라고 하지만 언니는 새로운 말을 해주었다.
‘네가 엄마에게 실망을 준 적이 한 번도 없었나 보다. 나도 우리 집에서 첫째고 하다 보니 엄마가 기대를 하는 게 많았는데 난 그럴 때마다 엄마에게 실망을 줬어. 난 이렇게 할 수 없다고.’
나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던 건 아니지만 생각해 보면 엄마에게 실망을 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운이든 실력이든 엄마가 원하는 선에서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 줬던 것 같고 그러다 보니 어쩌면 엄마는 나는 결국 뭐든 다 할 수는 있는 아이라는 생각을 심어줬던 것 같다.
물론 언니가 한 말이 그렇다고 엄마에게 실망을 안겨주라는 말은 아니었지만 어쩌면 엄마의 이러한 기대는 내가 만든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잠시 멍했던 것 같다.
남들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고 남들 앞에서 솔직하지 못한 나였지만 호주에 와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고, 솔직한 사람이 됐다. 그래서 너무 좋다.
사람은 낯선 곳에서 혼자가 됐을 때 진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누군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정말 상관이 없다. 나를 좋아하면 좋아하는 대로 싫어하면 싫어하는 대로 둔다.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나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다면 그것만으로 나를 좋아해 주는 이들은 충분하고 나 역시 충분히 행복하기에 이제 타인의 평가는 내 인생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면 좋아하는 대로, 싫어하면 싫어하는 대로 두기.
이 간단한 사실을 깨닫고 나니 내 인생은 더 행복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