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울리는 벨소리 때문에 주차장으로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응~왜!?"
"언니 지금 일 끝났지!?"
"응"
"그럼 지난번에 우리 둘이 삼겹살 먹던 곳으로 올래? 저녁도 안 먹었을 거 아냐!?"
"응~그래, 그럼~지금 출발할게"
편의점과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닌 데다 그 집 삼겹살은 누구나 인정하는 맛집이었기 때문에
빠른 시동으로 갔다.
주차장까지 차 있는 삼겹살 냄새는
없던 허기까지 만들어 매장 안을 빛에 속도로 들어가서 그녀를 찾았으나
그녀는 낯선 남자와 앉아 내가 온 줄도 모르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어머~뭐야!? 안녕하세요."
"어머, 빨리 왔네?"
"안녕하세요? 현정 씨에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네? 그럼 두 사람이 만나지 좀 됐나 보네요?"
"네, 두세 달 넘었어요~"
"그래요? 근데 두 사람은 무슨 관계예요?"
"응, 오피스텔 분양받으려고 왔다 나한테 반했다고
매일 분양 사무실로 퇴근 시간으로 날 픽업하러 와~"
"얘 유부녀예요, 그쪽은 결혼 안 했어요?"
"아뇨~저도 결혼했습니다."
"어머, 그럼 그러시면 안 되죠."
"그냥 누나로서 좋아하는 거지 연인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니 걱정 마세요."
"아~그럼 다행이네요"
"술 한잔 하시죠~현정 씨보다 한 살 많다고 들었는데 누님이라고 불러도 되죠?"
"그쪽은 몇 살인데요?"
"현정 씨보다 5살 어립니다."
"아~근데 미안하지만 몇 살 많다고 해도 믿겠어요~"
"노안이란 얘긴 많이 들었지만 현정 씨보다 많더라는 건 쫌~"
"미안해요, 내가 빈 말을 못 하는 성격이라~그런 사람이 나이 들수록 유리하니 희망을 가지세요."
"위로가 되는 말인진 모르겠으나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처음 만났지만 셋은 오래 만난 사이처럼 친한 사이가 되어 2차로 노래방까지 갔다 나는 소주 대신 콜라를 마신 터라 직접 운전을 해서 집으로 왔지만 그녀는 대리를 불러 가겠다며 그 남자와 함께 그곳에 남았다.
두 시간쯤 지났을까, 현정이 남편이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오늘 저희 집사람 안 만나셨나요?"
"만났는데요"
"그럼 지금 둘이 있나요?"
"아뇨, 아까 헤어졌는데요."
"언제쯤요, 집 사람이 전화를 안 받아서요."
순간 싸한 느낌이 들어
"아~대리 기사 불러서 오느냐고 좀 늦나 봐요~금요일이라 대리기사가 잘 안 잡힐 거예요, 또 나중에 현정이 친구 한 명이 더 와서 그 친구 데려다주고 들어간다고 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곧 갈 거예요."
"알겠습니다, 쉬세요."
전화를 끊자마자 그녀에게 남편이 내게 전화했다고 알리려고 여러 번 전화를 했으나
그녀는 받지 않아 상황을 톡으로 남겼다.
그녀가 내게 삼겹살을 제안했던 이유가 자신에 알리바이를 위함 이었다는 걸 그녀에 남편 전화를 받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