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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 타고 퇴근하는 날, 직장인 옷 고르기

출근길 패션은 퇴근 후 뭘 하느냐에 따라!

by 글담연

저녁에 친한 동료, 친구를 만난다. 십년지기다. 나이 차이가 있어 내가 위지만 친구라고 하고 싶다. 저녁에 친구를 만난다.

오늘은 기차역까지 자전거를 타지 않으므로 어제부터 ‘걱정’을 했다.


내일 뭘 입지?

요 며칠 자전거를 타기 위해 딱붙는 바지나,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다녔다. 페달을 밟기에 편하고, 자전거에 오르내릴 때 하의가 거추장스럽지 않으며 상체와 팔이 핸들 각도따라 기울어져 있으니 등과 연결된 팔동작도 편한 옷. 직장에서 눈총받지 않을 만한 조건도 따라붙는다.


옷을 무얼 입느냐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결정되기도 하는 내게, 패션은 중요한 도구였다. 한 선배는 갈아입을 옷을 갖고 다니라고 해서 여름이라 가방 안에 들어갈 얇은 옷을 챙겨서 전철역 화장실에서 갈아입어주기도 했다. 배낭의 크기와 전철역에서 갈아입을 시간은 5분 정도라서, 갈아입을 옷도 이에 따라 제약을 받았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지 않아사 화려한 옷을 입으려고 했다. 바지가 나풀거려서 걸어다니다보면 땅먼지를 일으킬만한, 한껏 패션으로 땅을 휘젓고 다닐 생각에 부풀어있다가…생각해보니!


‘아, 내가 친구에게 오늘 만나면 한강으로 따릉이 나들이를 가자고 했구나!’


그래서 또다시 따릉이를 탈 옷 준비를 했다. 갈아입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옷이 뭐가 있을까.


일단 하의는 긴 일자 라인 청바지에 스판소재가 들어가서 편안한 바지, 상의는 긴 소매이지만 넉넉한 사이즈라서 핸들 잡기 편안한 셔츠, 그리고 바람을 막아줄 머플러. 이렇게 입고보니 배낭이 좀 안 어울렸다. 오늘은 소지품 양이 적으므로 저 큰 배낭을 바꿔볼까?

하지만 조건 하나가 붙는다. 자전거 헬맷은 넣을 수 있는 넉넉한 걸로! 그래서 결정한 백!

그리고 나의 편안한 운동화. 적당히 지저분해서 자전거 탈 때 붙는 먼지 따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내 기분은?


이렇게 완성하고 나오고보니 기분이 복잡하다.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아쉬움, 가방이 단촐하니 가벼움이 주는 편안함, 옷이 맵시있어 만족감.


또한 이따 퇴근하고 친구와 따릉이 탈 걸 생각하면 기대감! 요며칠처럼 혼자가 아닌 친구와 한강으로 서서히 지는 석양과 시시각각 물들며 변할 빛깔, 석양빛에 반사된 반짝거림, 나무와 풀을 지나온 선선한 공기와 향긋한 초록 내음을, 친구와 함께 맡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렘!

‘따릉이’가 오늘 계획에 있어 기분이 좋다.


앗, 그런데 내가 약속한 돗자리를 안 갖고 왔네. 신문지를 가져가야겠다! ^^



사진: 샌드위치를 먹고 잠시 음료 한잔 하며… 사진을 남기다. 함께 물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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