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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 데스크테리어를 해봤다

똥손 30대 남자 직장인의 데스크테리어 그 결과...오?!

난 글에서 취향이라고는 1도 없던 30대 직장인(=글쓴이)이 취향을 찾기 시작했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만의 향기를 진하게 풍기고 싶은 30대입니다


아주 작은 취향(=초록색)의 발견이었지만, 이 작은 취향 덕분에 나에게는 꽤 큰 변화들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또 다른 취향 찾기를 시작했고 마침내 눈에 확 띄는 한 가지가 있었다. 


그건 바로!


“오늘의 집, 데스크테리어 따라 하기” 



데스크테리어, 나도 처음 들어본 단어다. 데스크(desk)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책상을 꾸미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한다. 단순히 말해 "책상 꾸미기".  


그런데 왜 하필 책상 꾸미기였냐? 사실 연필이나 펜으로 직접 글씨 쓰는 것을 좋아한다. 종이와 펜 그리고 연필이 닿는 감각과 사각 거리는 느낌이 좋달까? 그래서 책상을 좀 더 내 취향으로 꾸며보면 글씨를 쓰는 일이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 시작은 더 단순했다. 아니.. 정확히는 예상하지도 못했다. 오늘의 집에서 소비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어떤 초록 아이템을 살지 서칭 하던 중 이런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출처 : 오늘의 집, 인스타그램(@yongyong_leo)


'어쩜 이리도 깔끔하면서 느낌 있는 데스크테리어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저런 책상(또는 공간)을 갖고 싶다'는 약간의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저런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기에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사진만 캡처해 두고 시간이 흘러갔다. 


그런데 나는 결국 데스크테리어를 할 운명이었던 것 같다. 이 시기에 정말 우연하게도 인스타를 통해 알게 된 ‘전인턴’님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전인턴님... 유튜브로 콘텐츠 제작하겠다고 하고 한 달이 지나긴 했는데.. 곧 할 거예요 진짜로요…ㅎㅎ). 


세상 스위트하신 전인턴님과 세상 게으른 나(반성합니다...)


기본적인 아이템 추천 및 가구 세팅까지 조언을 해주셨기에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나는 정말 이런 감각(디자인, 색감 등)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인턴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옷 입는 거 보면 아는데, 엠님은 감각 있어요. 장담해요" 

(저를 과대평가해 주시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덕분에 시작했습니다)


그 말만 믿고 진짜로 데스크테리어 시작을 결심했다. 그리고 전인턴님의 픽에 몇 가지 내 취향에 맞는 아이템들을 구매했다. 그리고 집에 가서 내 책상을 보는데.. 그냥 내가 필요한 기능만 제대로 있으면 된다라는 마인드로 책상을 써왔기에 기존 상태는 좀 처참(?)했다(정말 주어진 대로 살았구나 나...ㅎ)


데스크테리어 전 책상 상태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내가 흰색이나 검은색 아이템만 사뒀다는 점 딱 하나였다. 무채색 같은 사람답게 무난한 색을 선호했던 게 이번만큼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ㅎㅎ. 


게다가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용 아이템을 산다며 책상, 의자, 모니터, 모니터암을 사 둔 덕분에 많은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않았다(물론 욕심껏 사자면 비용은 상상 그 이상이지만, 적절히 타협했다 ㅎㅎ). 


팁이 있다면 비싼 아이템들과 디자인이나 기능이 유사한 가성비 제품들이 꽤나 많다. 그러니 손품 팔아 비용을 줄여보시는 걸 추천한다.



총금액 약 29만 원!


그렇게 아이템을 고르고 나니 30만 원이 조금 넘는 비용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의 집에서 보았던 책상과는 조금 다르게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싶어서 몇 가지 아이템을 추가로 구매했다. 사실 이건 고민이 많았다. 내가 과연 이 아이템들을 조화롭게 배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에.


하지만 내 취향이 들어간 책상 꾸미기가 목표였기에 초록색 아이템 구매는 필수였다. 나만의 데스크테리어의 포인트 역할을 초록 아이템들이 해야만 했다. 


그리고 초록 렉손 조명, 브라운 스타벅스 콜라보 탁상시계, 초록 플래너 그리고 초록톤의 액자 이렇게 4가지 아이템을 구매했다. 


여기서도 하나의 팁을 드리자면 꼭 사고 싶은 물건이 있는데 현재 판매가 중단되었거나 재고가 없다면 중고나라나 당근마켓을 찾아보시길. 신기하게도 누군가는 팔고 있다(당근마켓 덕분에 단종된 스타벅스 브라운시계 구매했습니다 ㅎㅎ) 



초친놈의 초이스


그리고 주말 하루 날을 잡고 책상을 치우기 시작했다. 오늘의 집에서 주문한 몇 가지 아이템 중 이케아 제품도 있어서 조립도 해야 했고 바닥에 깔 러그도 구매했기에 방 전체를 정리하면서 생각보다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친구라도 한 명 부를걸 이란 생각을 3천 번 정도 한 것 같다) 


이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약 3~4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전체적인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고 나름 이리저리 배치를 하다 보니 내 눈에 '좀 괜찮은데?' 싶은 그림이 나와 최종 세팅을 마무리했다. 그냥 있는 대로 살았던 30대 직장인이 30만 원 정도를 투자해서 완성한 데스크테리어 결과물을 공개한다. 


이걸 내 손으로 했다니... 그저 감격


사진이 잘 찍힌 것도 있지만 내 공간을 애정을 갖고 꾸미고 나니 그 공간에 대한 애틋함? 같은 게 생겼다. 분명 똑같은 공간인데 좀 더 애정도 생기고, 그 공간 안에서 뭔가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제야 사람들이 왜 자신만의 취향을 담은 공간을 꾸미는지 이해가 됐다. 30년 넘게 취향 없이 그저 주어진 공간과 최소한의 필요한 물건들로만 살아왔던 내가 알 턱이 없는 기분이었달까. 사실 이 작업을 하면서도 '이렇게 꾸민다고 뭐 크게 달라질까? 어차피 공간은 똑같은데..'란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역시 경험해 보기 전엔 모르는 거라고... 데스크테리어 이후 이 공간을 꽤나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곤 한다. 퇴근 후 집에 오면 괜히 책상 앞에 앉게 되고, 글 쓰는 일이 귀찮아도 일단 이 공간에 들어오고, 일기 쓰기가 싫은 날에도 괜히 책상에 앉아 일기장을 펴게 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게 취향이 담긴 공간이 주는 힘임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지금은 딱 책상만 꾸며진 상태지만 조만간 이 공간 자체를 나만의 취향 가득한 공간으로 꾸며볼 예정이다. 한 번 맛을 보고 나니 욕심이 생겨버렸다ㅎㅎ. 


이전의 저처럼 공간이 주는 힘에 대해 의문이 많으시다면 가볍게 책상, 침대, 식탁 등 아주 일부만이라도 자신의 취향으로 채워보는 경험을 해보기를 추천한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은은하지만 자주 행복하고 싶은 요즘


이래저래 사건, 사고 많은 현생을 살아가는 중에 나만의 취향 찾기를 통해 느끼는 재미와 행복 덕분에 웃는 요즘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나만의 은은한 재미와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들을 더 많이 경험하고 누리며 살 예정ㅎㅎ. 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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