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구가 있는 주점이 되지 않으려면
맹구주점(猛拘酒店)이라는 말이 있다. 옛날 중국의 작은 마을에 주막이 네 개 있었다고 한다. 작은 마을에 주막이 네 개나 되니 경쟁이 치열해서 다들 장사가 잘 안되었다. 한 주막의 주인은 궁리 끝에 우리 주막을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가장 맛있는 술을 만들고, 내부 단장도 새롭게 하고, 가격도 다른 주막보다 가격도 싸게 내렸다. 이제 사람이 몰려오리라 예상했으나 며칠이 지나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상심한 주인이 바람이나 쐬자 하며 대문 밖을 나서는데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자신에게는 충성스런 강아지가 주막에 들어오려는 손님들을 향해 짖으며 덤벼들어 내쫒는 것 아닌가. 주인은 자신의 주점이 맹구주점인 사실을 혼자만 몰랐던 것이다.
이처럼 병원까지 어렵게 내원한 고객을 접점레벨에서 만족시키지 못하고 소홀히 한다면 우리도 맹구병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환자 1인당 유입비용을 산출해보아야 한다. 이것은 총 마케팅 비용에 초진수를 나누면 나온다. 계산해보면 초진 한명 한명의 전환 비용이 매우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나는 컨설팅 시작 전에 인당 초진 전환비용을 산출하는데, 작게는 몇 만원에서 크게는 인당 80만원이 나오는 경우도 봤다. 이 수치를 안다면 결코 안이하게 초진 환자를 응대할 수 없다. 초진이 내원할 때는 이 병원을 결정하게 만든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과 기대감과 같은 결정요인이 있다. 하지만 내원 후 초진에게 치료를 확정하고, 계속 방문할 선택요인을 찾지 못한다면 1회로 끝나버리고 만다. 아무리 외부 마케팅을 잘 한다하더라도 내부가 준비가 되지 못하면 광고비만 날리는 격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환자 유입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병원이 많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만큼 많은 수의 초진이 내원하는 것만을 중시한다. 이는 결국 유입이 많으면 빠져나가는 환자가 많아도 괜찮다는 사고방식으로 매우 위험하다. 마케팅 예산을 조금이라도 줄이면 즉각 초진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재진과 소개환자가 없는 한 그 어떤 마케팅도 결국 밑 빠진 독이나 마찬가지이다. 재진과 소개환자를 일으키는 것은 외부 마케팅이 아니라 내부 마케팅이다. 예약성공율이나 예약이행율,취소나 부재율, 상담동의율, 콜성공율 등이 하락한 경우에는 담당자 교육, 프로세스 개선이나 제도와 시스템 개편부터 해야 한다.
이 접점레벨에서의 성공이 인당 진료비를 높인다. 총 매출이 상승한다. 병원마케팅은 1인의 유입비용이 높기 때문에 접점에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것이 성과에 직결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접점에 있는 직원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병원에 와야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 이유를 직원 모두 알고 있는가?
왜 꼭 우리 병원에 와야하는지, 우리는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증명가능한가?
고객이 만약 우리 병원 말고 다른 병원에 가면 환자 손해라고 생각하는가?
-yes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서로 나누고 이야기한다.
-no 라면 찾아내고 공유하는 것부터 한다.
고객이 우리 병원에 와야 할 이유를 모른다면 과연 마케팅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질문에 답변하지 못한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시라. 외부 광고를 하면 일시적으로 고객 문의야 몇 번 올수 있지만 정작 직원이 준비되지 못한다면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효과를 가지지 못한다. 단순히 할인 이벤트를 펼치거나, 다른 병원보다 저렴한 비용을 내세우는 식으로 무작정 남을 따라하는 마케팅은 백이면 백 실패한다.
접점레벨은 적극적인 탐색 후 병원에 내원한 고객이 치료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환자 고객이 실제로 구매 결정을 내리고 의료 서비스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제일 마지막 단계로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가 여기에 있다. 병원에 브랜드 문화가 잘 조성되어 직원들이 브랜드 내재화가 되어 있고, 우리병원만의 브랜드 경험 설계가 되어 있어 고객이 그 가치를 느낀다면 지속적으로 재내원하고 주변에 추천하는 충성고객이 된다.
온라인 상담이나 문의는 많았는데 정작 초진이 적다면 빠르고 성실한 응대로 문의자가 내원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예약이행이 안되어 초진 펑크가 많다면 예약이 내원과 이어지도록 확인 전화나 기타 안내를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접점의 누수를 막는다. 또 여러단계의 여정을 거쳐 어렵게 내원한 고객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거나 매출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인당진료비가 낮다면 진료비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과 내부 프로세스를 강화하는데 주력해야 하는 등 지표를 보면 어떤 활동을 강화해야 할지 답이 나온다.